반기문, 문재인 정부 非외교관 기용에 쓴소리…"현지어, 영어 중 하나는 반드시 할줄 알아야" 

'전작권전환 추진 시기적으로 부적절'우려 표명
"사드 반대자들 도대체 한국 국민 맞나?" 언급도

 

 반기문(사진) 전 유엔 사무총장은 미·중·일·러 한반도 주변 4강 대사에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들이 내정된 데 대해 "외교관은 아무나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최근 한국안보문제연구소에서 진행된 강연 자리에서 4강 대사 인선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며 "미국처럼 국력이 뒷받침되는 강대국은 부동산업자가 대사로 나가는 경우도 있고 그렇게 해도 아무 문제 될 게 없지만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4강 대사에 전문 외교관이 아니라, 대선 캠프 때 참여했던 학자 출신이나 같은 당 정치인 출신의 최측근 인사들을 기용했다. 주미대사에 경제학자 출신인 조윤제 서강대 교수, 주일대사에 이수훈 경남대 교수, 주중대사에 정치인 출신인 노영민 전 의원, 주러대사에 정치인 출신인 우윤근 전 의원 등을 임명하거나 내정한 상태다.이 가운데 실제 외교관 활동 경력은 노무현 정부 때 지난 2005~2008년 주영국 대사를 지낸 조윤제 대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은 "우리나라 대사는 영어나 현지어 가운데 하나는 반드시 할 줄 알아야 한다"며 "영어도, 현지어도 안 되면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추진되는 데 대해서도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북핵 위기가 고조된) 현 시점에서의 전작권 전환 추진은 시기적으로 참 우려스럽다"며 "미국이 유엔 평화유지군(PKO) 활동에 돈은 내도 자국 병사 단 한 명도 보내지 않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미군은 타 국군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는 이른바 '퍼싱 원칙'을 중요시하는 만큼 전작권 전환 시 한국군 대장 사령관 아래 미군 장성이 부사령관을 맡는 경우 유의미한 미군 파병이 어려울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친 (대북) 언사는 저도 반대를 하지만 북한 핵문제 해결에 대한 결기를 보일 때는 강하게 보여줄 필요도 있다"면서 "(안보 현안을 놓고) 국론이 분열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마당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철회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대한민국 국민이 맞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18일 '4월회'주최로 열린 특강에서도 "남북대치 상황에서 미국을 비판하거나 사드 철수 입장을 내보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전쟁은 총으로 싸우는 것뿐 아니라 심리전도 중요한데, 우리가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면 심리적인 면에서 패배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