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압승'·中 시진핑'독주'·러 푸틴'4선'·美 트럼프 '장악'

[이슈진단]

한반도 주변 4개국 정국 변화 韓 외교력 시험대
강대국 힘의 경쟁 속 '한미동맹 우선' 고수해야


 스트롱맨(Strongman)이라 불려온 한반도 주변 강대국 지도자들의 장기집권이 일제히 가시화됐다고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강한 외교를 모토로 내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2일 중의원 총선에서 압승하며 2021년까지 집권이 가능해졌고, 24일 마무리 되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집권 2기를 시작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아 3연임까지 내다보게 됐다.

 내년 대선 도전을 공식화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미국 우선주의로 똘똘 뭉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들 장기집권 궤도에 오른 정상과 함께 둘째가라면 서러운 스트롱맨들이다. 자국 우선주의와 공세적 외교 방향을 앞세운 이들 4개국의 스트롱맨이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과 임기 끝까지 함께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평화 구축이라는 난제를 풀어야 할 한국 정부의 외교력은 차가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매체는 진단했다. 

 ▶북핵 문제 해결 최우선

 일본 자민ㆍ공명당 집권 연정이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뒤 23일 아베 신조 총리는 "북핵 위협에 강력히 대응하겠다. 폭넓은 (개헌) 합의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강력한 자국 이익 우선 외교 방향을 분명히 했다. 사학스캔들로 한 때 정권붕괴 위기까지 처했지만, 북한발 안보위기를 명분으로 정국을 반전시킨 아베 총리는 총선에서 대승하며 장기집권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총선 기간 내내 "지금 일본에 필요한 것은 강한 외교"를 강조했던 만큼 향후 아베 총리는 군비 증강, 그리고 일본 우익의 숙원인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군사대국화 드라이브를 걸 것이 확실해졌다. 이날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아베 정권이 북한을 핑계로 자위대 전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18일 시작된 당대회를 통해 '1인 체제'를 공고화했다. 탄탄해진 권력을 바탕으로 시 주석은 대외적으로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재구축하는 데 진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중국해 분쟁,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으로 상징되는 미국과의 동북아 패권 경쟁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이다.

 ▶선택지 좁아진 한국의 고민

 총리 재직을 포함해 17년간 집권하고 있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집권 연장을 꿈꾸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내년 3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며 도전 의사를 밝혔다. '강한 러시아'를 정책 기조로 삼아 80%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4선에 성공한다면 2024년까지 권력을 유지하게 된다. 

 결국 주변 국가들이 스토롱맨 장기 집권 시대의 도래로 한국 정부의 입지는 줄어들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교ㆍ안보 전문가들은 국수주의ㆍ민족주의 성향의 주변 강대국 지도자들이 펼치는 '힘의 경쟁'에서 한국 외교가 선택할 길로 장기적으로는 남북관계 개선, 단기적으로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강대국들과의 갈등 최소화를 최우선으로 꼽고있다. 국제 질서가 미중 대결 구도로 변하면서 한국의 선택지가 좁아진 가운데 중국을 선택하기에는 너무 위험하고 결국 미국을 선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