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바른정당 손잡기'중진·호남 반발에 "통합 논의 앞서나간 것" 진화 발빼기 

"정책 연대부터"…'安 리더십'타격 불가피
 오히려 민주당과 손 잡는 반대쪽 흐름 강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 논의의 추가 무산 쪽으로 기울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국민의당 안철수(사진) 대표가 24일 "(통합 논의는) 앞서나갔다는 표현이 적절하겠다"며 발을 뺐기 때문이다. 중진·호남 의원들의 잇단 반발과 내홍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수습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통합 드라이브를 걸었던 안 대표의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통합 추진파 의원들도 느슨

 매체에 따르면 안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동철 원내대표, 조배숙·주승용·이찬열 의원 등 중진들과 만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며칠 전까지 양당 통합을 영호남 지역주의 타파라는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없던 일"이라고 했다가 진화를 시도한 것이다. 조 의원은 기자들에게 "정책연대를 통해 차근차근히 선거연대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는 대화를 나눴다"며 "통합 얘기는 이제 물 건너간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청소년도움센터 친구랑'사무실에서 상담교사들과 간담회를 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감이 지나고 나면 그때부터 한번 논의해보자고 했던 게 다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어 "정책연대는 이뤄지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선거연대까지도 한번 시도해보자 그런 뜻"이라고 했다.

 최근까지 '11월 양당 공론화→12월 통합→내년 6월 지방선거'로드맵까지도 그려보였던 '통합 추진파'의원들도 발을 빼는 모양새다. 양당 통합론은 부상부터 물 건너가는 상황까지 불과 며칠밖에 걸리지 않았다. 근본적으로는 양당 정체성과 지역 기반이 확연히 다른 데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특히 국민의당에서 통합론 목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호남 출신 의원들과 지역의 반발 분위기는 강하게 분출됐다.

 ▶"바른정당에 저자세" 불만

 오히려 더불어민주당과 손을 잡는 반대쪽 흐름도 강화됐다. 국민의당 권노갑 상임고문은 최근 김원기·임채정 전 국회의장 등 민주당 상임고문들과 수차례 만나 양당 통합 관련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교동계 원로들 사이에선 '통합 강행 시 안 대표 출당'까지 언급되는 등 불만을 표출했다.

 안 대표가 주도적으로 이끈 통합 논의가 무산 쪽으로 기울면서 안 대표의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대다수 의원은 물론 중진들조차 실시 자체를 몰랐던 국민정책연구원의 '비밀 여론조사'와 그 과정에서 보여준 소통 부재 등이 비판의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통합론을 키우느라 바른정당과 유승민 의원 등에게 시종일관 구애하듯 '저자세'로 임했다는 점도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박지원 전 대표 등 호남계 중진들은 이날 회동에 불참하는 등 안 대표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런 만큼 통합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25일 열기로 했던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와 의원총회에선 안 대표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될 수도 있다.

 다만 현재 지지율로는 제대로 선거를 치르기 힘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대비해 선거연대의 문을 열어놓았다는 의미는 있다. 길게는 안 대표가 다음 대선을 내다보고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어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