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영사관은'무궁화 문양', 문화원은'태극 문양'

[뉴스포커스]

지난해 5월 '태극 문양=통합 로고'확정 불구 '중구난방'
외교부 "이전 것 써도 돼"·문체부 "새것 써라" 지침 달라
최종 시안 선택에 崔 개입설…일각 "통합 로고, 적폐 대상"

 

   

 "아, 그래요? 정부 로고가 '태극 문양'으로 통합됐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전 아직 예전 명함을…"

 한국 정부가 지난해 태극기의 청·홍·백 삼색을 조합한 '태극 문양'을 정부의 새로운 통합 로고로 확정했으나 일부 미주 재외공관 공무원들은 아직도 이전의 문양이 새겨져 있는 명함을 그대로 쓰고 있는 등 혼선을 주고 있다. 

'태극 문양'으로 통합되기 전에는 '무궁화 문양'이 한국 정부의 상징 로고로 사용됐으나 그나마도 강제성이 없었기 때문에 각 부처별로 서로 다른 로고를 만들어 쓰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5월 한국 정부의 상징을 67년만에 '태극 문양'으로 바꿔 통합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한국의 공무원들은 부처에 상관없이 '태극 문양'을 새긴 명함을 쓰고 있다. LA 총영사관이나 문화원 같은 재외공관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본보 확인 결과 일부 재외공관 공무원들은 아직도 예전에 쓰던 '무궁화 문양' 명함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총영사관의 한 영사는 "전에 쓰던 명함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사용하고 있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며 "새로운 문양의 명함을 만들어 쓰지 않는 것이 본국 외교부의 지시에 반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4일 주미대사관 총무과는 '태극 문양' 사용에 대해 "재외공관의 현판, 여권 표지, 직원 명함 등은 이전에 쓰던 문양을 계속 사용 가능한 것으로 본국 외교부 본부의 지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LA총영사관 영사 등이 '무궁화 문양' 명함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에 문제될 게 없다는 뜻이다.

반면에 LA 한국문화원의 경우는 달랐다. 

 문화원은 문화원 건물 현판을 비롯해 각종 문서와 직원 명함 등 문화원과 관련된 공식 문서류에는 새로 바뀐 태극 문양의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문화원 측은 "지난해 통합 로고 사용 지침을 본국 본부(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한국 외교부와 문체부의 이에 대한 지침이 달랐던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일각에선 현재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중인 '최순실'이 배경에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지난해 문체부와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는 정부 모든 부처 등 산하기관 750곳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정부 상징을 교체하기 위해 무려 6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였다.

 그런데 이 정부 상징 통합 로고 최종 시안 선택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됐고, 결국 최순실의 손을 거친 태극 문양이 최종적으로 선택됐다는 '설'이 파다하게 나돌았다.

 결국 최씨가 몰락하면서 '태극 문양'은 새 정부의 적폐 대상이 된 셈이다. '이러자니 그렇고, 저러자니 그렇고…'

 어정쩡한 각 부처별 공무원들의 답답함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