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해외금융계좌 신고액 61조 사상 최대, 4년새 2.7배 증가 개인 신고 '미국 쏠림'심화

[뉴스분석]

10억 이상 신고자 해외 전체의 30% 넘어
해외 50억 이상 164명…법인은 홍콩 1위

올해 한국의 해외금융계좌 신고액이 61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개인 자본가들의 해외 계좌는 미국 쏠림 현상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2일 국세청이 공개한 '2017년 국세통계 2차 조기공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해외금융계좌 신고액은 61조1000억원으로 전년(56조1000억원) 대비 8.9%(5조원) 증가했다. 특히 이는 해외금융계좌신고제도 시행 이듬해인 2012년(22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2.7배나 증가한 규모다.

해외금융계좌신고제도는 해외금융계좌에 보유한 금액이 10억원 이상인 개인과 법인은 이를 세무당국에 신고하도록 한 제도로, 2011년 시행됐다.

올해의 경우 법인이 56조원의 해외계좌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개인은 5조1000억원의 해외계좌를 신고했다. 법인은 전년에 비해 9.1% 증가했으며, 개인은 6.4% 증가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인원도 1133명으로 지난해 1053명에 비해 7.6%(80명) 증가했다. 계좌규모별로 보면 개인의 경우 20억원 이하 해외계좌를 보유한 인원이 24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50억원 이하 계좌는 159명이었으며 50억원을 초과 고액 해외계좌를 보유한 인원도 164명에 달했다. 법인은 50억원 초과 계좌를 신고한 법인이 302곳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의 개인 자본가들이 주로 보유하고 있는 해외금융계좌 신고금액은 올해 5조643억원에 달했는데 이 중 가장 많은 31.6%(1조6021억원)가 미국에서 보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다음으로는 싱가포르(1조3358억원), 홍콩(8151억원)의 순이었다. 신고자들은 해외계좌에 10억원이 넘는 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법인 중에서도 구글이나 애플과 같이 본사를 미국에 둔 법인이 가장 많았다. 2016년 기준 국내 지점이 있는 외국법인 1880곳 중 420곳(22.3%)이 미국법인으로 국가별 비중에서 가장 높았다.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해서 설립한 외투법인은 일본과 미국의 순이었다. 2016년 외투법인 8513곳 중 일본인 투자법인이 2197개로 가장 많았고, 미국인 투자법인이 1535곳으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