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덕제가 여배우 B 씨 성추행 논란과 관련해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장에서 조덕제는 감독의 지시에 따라 연기한 것이 무슨 죄가 있냐며 거듭 억울함을 호소했다.

조덕제는 오늘(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배우 B 씨 측과 장훈 감독 그리고 여성 및 영화단체들로 구성된 공동대책 위원회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덕제는 "나는 20여 년간을 연기자로 살아온 직업이 '연기자'인 조덕제다"라며 "2년 6개월 동안 기나긴 법정 공방을 벌여왔고 지금은 법정에 상고까지 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억울함과 답답함에 수시로 갈기갈기 찢긴 마음을 가졌다. 그리고서 앞을 향해 달려가면 진실이 밝혀질 거라고 믿었다"며 "1심과 2심의 가장 큰 차이는 재판의 시각과 관점의 차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덕제는 "나는 촬영 스태프들에게 이해를 구하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많은 스태프들에게 증언을 도와 달라 했고, 이후 증언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2심에서는 여배우 측의 주장이 일관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며 "영화라는 한정된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 감독의 지시대로 성실하게 한 연기를 이해하지 않고 사회적인 성폭력을 받아들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감독의 지시에 충실한 것이고 리얼리티를 잘 살렸다고 칭찬을 받는 것이 맞는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화를 내는 것이 당연한 것일 거다. 그게 의도한 바이니까 말이다"라며 "그것을 현실과 혼동한다면 정확한 판단이 아닐 것이다. 연기적 리얼리티와 실제 현실을 2심 재판부에서는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단지 2심 판사님은 내가 연기하다가 우발적으로 흥분해서 그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내용만 봐도 영화적 몰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그는 "하지만 실제와 영화의 구분을 전문 영화인들은 알 것이다. 영화인들에게 물어봐 달라. 20년 이상 연기한 조·단역 배우가 스태프들 앞에서 연기를 하면서 일시적으로 흥분을 할 수도 없을뿐더러 연기자임을 망각하고 성추행을 했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정신병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조덕제는 이날 문제의 촬영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강한 몸짓의 장면이 오갈 수밖에 없어 긴장 상태였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 카메라 스태프, 감독 시선이 있었다. 촬영 상황에 문제가 있었다면 촬영을 멈춰달라고 요구해야 했고 감독님도 엔지를 외치며 중단해야 했다. 하지만 감독님은 이 장면에 만족스러운 촬영이라고 했고, 배우는 촬영이 끝난 후에야 생각했던 수위보다 높다며 감독과 독대를 했다"라고 했다.

조덕제는 "감독으로서는 제가 사과하는 선에서 여배우의 불평을 무마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제가 사과해 달래자고 했다. 하지만 노출에 민감한 주연 여배우의 불만이 수그러들지 않았고 영화 촬영 자체를 진행하지 못하는 과정까지 몰고 가며 감독을 몰아세웠다. 주연 여배우와 감독이 한편이 되어 조·단역인 저를 강제 하차 시키는 방향으로 몰고 갔다. 배우로써 생활이 없어질 수 있는 힘든 싸움이 시작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영화인들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혼자 모든 것을 감내하고 버텨야 했다. 기대와는 달리 2심 유죄판결을 받았다. 제가 평생을 바친 연기가 저를 향한 비수가 될 줄은 몰랐다. 그저 연기에 열정을 바치고 더 나은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감독의 지시에 따랐던 것이 저를 구렁텅이에 밀어 넣고 만 상황이 됐다"라고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저는 결코 쓰러지지 않고 진실의 문을 향해 갈 것이다. 제가 쓰러지면 기뻐날뛰고 진실을 묻어버리려 할 것이다. 이 시간에도 묵묵히 역할을 충실히 다하는 조·단역 배우와 열악한 처우에도 불구하고 내일을 꿈꾸는 영화 스태프들에게 좌절을 안길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영화 메이킹 촬영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메이킹 촬영 기사 이지락 씨가 참석해 증언에 나섰다.

이지락 씨는 "메이킹 영상을 1심 재판부에 제출했으나 2심부터는 이 영상이 여배우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자,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며 "또한 장훈 감독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악마의 편집'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제가 악의적으로 해당 영상을 편집, 짜깁기하여 이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며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덕제 배우와 나는 통성명을 해본 기억도 없다. 사실상 해당 영화, 해당 장면 촬영을 위해 만난 것"이라며 "당시 해당 메이킹 영상을 찍은 후, 조덕제가 영화에서 하차했다. 즉 조덕제가 등장하는 메이킹 영상은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그래서 감독에게 (조덕제가 등장하는 메이킹 영상을)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었다가, 핀잔만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여배우가 조덕제를 고소했다는 소식을 접했고, '감독은 왜 뒤로 빠져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난 이 메이킹 영상을 두 배우에게 보여주면 두 사람의 오해를 풀어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배우에게 메이킹 영상에 대해 언급했더니 관심을 두지 않았고, 조덕제는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며 관심을 보였다"며 "이후 검찰의 영상 제출 요청이 와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씨는 "의아한 것은 여배우가 이후 ''메이킹 영상'의 존재를 몰랐다고 했다'는 점이다. 나는 분명히 그 여배우에게 메이킹 영상이 있음을 알렸으며 당시 문자 내용까지 보관하고 있다"며 "메이킹 영상은 촬영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 지를 기록한 것이다. 이 영상으로 인해 누군가의 주장에 힘을 줄 수 있다면 그 사람의 말이 진실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조덕제는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영화인들이 나서주기를 간청했다.

그는 "깊은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이 문제는 결국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영화인 전체의 문제인 것입니다. 우리 영화계가 저의 사건이 빌미가 되어 영화계와 무관한 외부 여성 단체들에 의해 매도되고, 좌지우지되는 것에 책임감을 느낍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들 영화 외적 단체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해, 우리 영화계 좌지우지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 영화계 특성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 단체들에 이해 제 사건 왜곡, 과장되고, 힘의 논리에 의해서 애꿎은 희생자들이 영화인들에게서 양산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덕제는 "저 말고도, 또 다른 희생자가 그러한 단체들에 의해 만들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안합니다. 이러한 빌미가 되었던 제 사건을 영화인들의 손으로 철저히 진상조사해주시고, 검증해 주십시오"라며 "지금 여성 단체 쪽에 서 있는 영화인들, 그들이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인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저의 사건을 제대로 다시 조사하고, 진실을 규명하는데 동참해 주십시오. 영화단체로서 여성단체 편에 치우쳐 있지 말고 영화계로 되돌아와서 처음부터 공정한 절차로 진상 규명 해주시길 간절히 호소 드립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저를 조사해 주십시오. 어떠한 시험대라도 오르겠다. 영화인들이 검증한 결과라면, 존중하고, 받아들이겠습니다"면서 "영화계 식구들 나서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고 했다.

이하 조덕제가 이날 발표한 성명서 전문.

20여년간을 연기자로 살아온 조덕제다.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2년6개월동안 기나긴 송사를 벌여왔다. 상급심인 대법원에까지 이르게 됐다. 고달픈 송사 과정에서 억울함과 답답함에 무너지려는 마음을 다잡고 허위와 거짓주장에 찢긴 마음을 다잡고 진실이 밝혀질거라고 믿고 버텨왔다.

1심과 2심의 가장 큰 차이는 재판부의 시각차이다. 1심에서는 영화 촬영 상황을 이해시키고자 노력했다. 해당 영화에 참여한 스태프의 확인서를 제출했고 스태프들이 증인으로 나섰다.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에서 여배우 측의 주장이 일관되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유죄 판결을 받았다. 연기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회의 일반적인 성폭력 상황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2심에서는 연기자의 열연을 마치 현실 사회에서 흥분한 범죄자가 한 행동이라고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보면서 그런 느낌이 들었다면 연기자는 감독의 지시와 자신의 배역에 충실한 것이고 리얼리티를 살렸다고 칭찬받아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감독과 연기자들이 원하는 것일 거다. 연기적인 리얼리티때문에 그것이 현실세계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혼동을 한다면 그것이 정확한 판결이라고 말할 수 없을거다. 2심 재판부는 연기적인 리얼리티와 현실을 구별하지 못했던거다. 2심 재판부는 제가 추행을 했다는 명확한 근거를 밝히지 못했다. 우발적으로 흥분했다는 판결만 봐도 영화적인 판단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2심 판사님이 영화와 현실을 구별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전문적인 영화인들은 알 것이다. 영화인들에게 물어봐주십시오. 20년 이상 연기한 배우가 스태프들이 있는 촬영 현장에서 일시적으로 흥분을 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연기자임을 망각하고 성추행을 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것이다. 정신병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현재 영화계 내에도 신문고라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곳이 있다. 영화인 신문고 제도는 이미 재판중인 사건은 다루지 않는다는 원칙 하에 제 사건을 다루지 않았다. 여배우와 저 모두 영화인이고 촬영장에서 생긴 일로 벌어진 법정다툼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몇몇 영화 단체 등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취한다. 재판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 적극 개입하기 시작하고 맹목적으로 저를 비난하고 규탄하는 자리에 서서 저를 비난했다. 이들 영화 단체는 왜 어떤 이유로 여성단체를 따라다니며 그들의 주장과 입장만을 추종하고 그들 뒤에 서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것일까. 그 과정에서 제 목소리와 제 입장은 단 한번도 들어주지도 않은 채 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사회적 약자의 편을 들어주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 사건은 영화 촬영장에서 일어난 일이고 더구나 이 신 자체가 부부강간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 현장에서 책임자는 감독님이다. 감독님은 촬영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아주 작은 사고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다. 단순히 좋은 영상을 찍는 것 뿐만 아니라 컨트롤타워로써의 역할도 감독의 의무라고 할 것이다. 부부사이의 강간 장면을 연출하는 성격 상 어느 정도의 강한 몸짓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는 사뭇 무거웠다.

당시 촬영 상황에 문제가 있었다면 여배우는 당연히 촬영을멈춰달라고 요구해야했고 감독님도 역시 상황을 정리해야했다. 그러나 감독은 오케이 사인을 냈다. 주연배우는 생각보다 수위가 높다며 촬영 이후 따로 감독님과 독대를 했다. 감독님은 제가 사과하는 선에서 사건을 무마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나보다. 제가 사과하고 끝내자고 했다. 그러나 여배우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영화 촬영을 진행할 수 없는 정도까지 만들었다. 결국 여배우와 감독이 한편이 돼서 조단연 역의 저를 강제 하차시키는 상황까지 몰고 갔다. 법정으로 사건이 옮겨져 제게는 배우로써 살아온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힘겨운 상황이 됐다. 이처럼 영화인들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혼자 버텨야 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한동안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어야만 했다. 제가 평생을 바친 연기가 저를 향한 비수가 될줄은 꿈이도 몰랐다. 그저 연기에 열정을 바치고 감독님의 지시에 따랐던 것이 저를 이런 구렁텅이에 넣고 말았다 (눈물 글썽) 하지만 저는 결코 쓰러지지 않고 진실의 문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제가 쓰러진다면 그들은 기뻐 날뛰며 축하연을 열고 진실을 묻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시간에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는 조단역 배우들과 열악한 처우에도 불구하고 내일을 꿈꾸는 영화 스태프들에게 좌절을 안길수는 없다. 특정 영화단체들은 1심 무죄 판결 후에 오히려 저를 규탄하고 비난했다. 외부 여성단체와 더불어 2심에서 유죄가 나오도록 저를 공격했다. 그들이 원했던대로 유죄 판결이 나자 기다렸다는듯이 유죄환영기자회견까지 열었다.

다시한번 그들에게 묻고 싶다. 왜 그들은 저의 무죄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일까. 왜 그토록 저의 유죄판결을 원했던 것일까. 그 이유를 듣고 싶다. 단한번이라도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을 했는지, 사건 당사자인 저에게 단 한사람이라도 연락을 해본적이 있는지, 왜 그들에겐 조덕제가 성추행범이 돼야만 하는 어떤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여성관련 단체들은 언제라도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편에 선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앞세워 마치 영화계 전체가 성폭력이 가득하다는 식으로 영화계를 매도할 것이다. 몇몇 영화단체들도 그들 뒤에 서서 그들이 외치는 목소리를 따라할 것이다. 깊은 생각 끝에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이 문제는 결국 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영화인 전체의 문제다. 제 사건이 빌미가 돼 영화계와 무관한 여성단체들에 좌지우지 되는 상황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영화 외부 단체가 자신들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해 영화계를 좌지우지하며 이용하는것을 묵과할 수 없다.

저 말고도 또다른 억울한 희생자가 만들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제안한다. 이런 빌미가 된 제 사건을 영화인들의 손으로 철저히 진상조사를 해주시고 검증해달라. 지금 여성단체 측에 서있는 영화 단체들도 영화인의 입장으로 돌아와서 제 사건을 다시 조사하고 진실을 규명하는데 동참해달라. 영화단체로서 여성단체 편에 치우치지 말고 영화계로 돌아와 처음부터 공정한 절차로 진상규명을 해주시길 간절히 호소한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사용해 본사건을 검증한다면 어떤 조사에도 임할 것이며 스스로 시험대에 오르겠다. 전문 영화인들만이 이 사건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외부 세력에 의해 영화계가 좌지우지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저를 조사해주십시오. 어떤 시험대에라도 오르겠다. 영화인이 검증한 결과라면 마땅히 그 결과를 존중하고 받아들이겠다. 부디 이 사건이 한국 영화가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도록 온 영화계 식구들이 함께 나서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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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최승섭기자thund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