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 '브로맨스'로 띄운 아베에 '칼같은 청구서'내민 트럼프

[뉴스이슈]

"日, 車 실어보내지만 말고 美서 만들라…무례한 요청인가"
일본 재계 거물들 면전서 "美日 무역 불공정" 노골적 압박
한국에 거센 공세 예고…한미FTA등 불균형 집중 거론할듯

6일 오전 9시, 일본 재계 총수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연을 듣기 위해 도쿄 도심 주일 미국 대사관에 모였다. 연단에 선 트럼프는 박수가 가라앉자마자 직설적으로 하고 싶은 얘기를 했다. "우리는 공정하고 열린 무역을 원하는데 지금 일본과의 무역은 공정하지도 않고 열려있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곧 그렇게 될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일 기간 중 가는 곳마다 미·일의 밀월을 과시했다. 하지만 미·일이 함께 가는 건 외교·안보까지였다. 경제 영역에선 철저하게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는 대일(對日) 무역 적자에 대해서도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수십 년간 일본이 이익을 본 거 알고 계실 것"이라며 "일본 차를 미국에 실어보내기만 하지 말고, 미국에서 차를 만들어 보라. 이런 요청 하는 게 무례한가" 하고 물었다. 또 "(일본의 각종 규제 때문에) 실질적으로 미국은 일본에 자동차 수출을 못하고 있다"며 미국차 수입 규제 완화도 주문했다.

고바야시 요시미쓰 경제동우회 대표간사(미쓰비시케미컬 회장),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차 사장, 가타노자카 신야 ANA홀딩스 사장 같은 일본 재계의 거물 수십 명이 숨죽이고 들었다.

그는 "일본과의 무역은 공평하지도, 열려 있지도 않다. 하지만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 재계 인사들의 표정이 굳어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를 특정하며 "실질적으로 미국에서 대일본 자동차 수출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오후에 열린 미·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일본뿐 아니라 "미·중 무역적자가 연간 3500억~5000억달러"라면서 중국도 정조준했다.

트럼프의 거침없는 행보를 지켜본 한국 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7일 시작되는 방한 일정에서도 통상 공세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교역 상대국 중 한국과의 무역에서 8번째로 많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걸 줄여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어떤 말을 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는 두 나라 무역 불균형을 따지며 한·미 FTA를 현안으로 띄운 바 있다. 한국은 미국의 요구가 자동차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