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우승으로 '꿈의 코스'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직접 골프를 칠 기회를 놓치게 된 테니스 선수가 화제다.

평소 취미로 골프를 즐기는 잭 소크(25·미국)는 다음 주에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즐길 계획을 잡아놨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대회 장소로 회원이 아니면 코스를 직접 밟아보기도 쉽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꿈의 코스'로도 불리는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마음껏 클럽을 휘두를 기회를 얻은 것은 동료 테니스 선수인 존 이스너(32·미국) 덕이었다.

이스너는 매디슨 매킨리라는 여성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마침 이 매킨리의 아버지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회원이라 흔치 않은 기회가 생겼다.

이스너는 평소 골프를 좋아하는 소크에게 '함께 오거스타에 가서 골프를 치자'고 제안했고 소크는 여러 생각을 할 필요도 없이 '오케이, 땡큐'를 외친 것이다.

소크의 계획은 11월 첫 주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마스터스에 출전한 뒤 미국으로 돌아와 오거스타로 향하는 일정이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소크가 이 파리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랭킹이 22위에서 9위로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그 바람에 소크는 세계 랭킹 상위 8명만 출전하는 ATP 파이널스에 나가게 됐고 이 대회는 소크의 '오거스타 여행'과 정확히 겹치는 12일에 영국 런던에서 개막하는 일정이다.

세계 랭킹 상위 8명 가운데 7위인 스탄 바브링카(스위스)가 부상 때문에 빠지면서 9위인 소크까지 기회가 돌아온 것도 '우연의 일치'였다.

사실 파리 마스터스에서 소크가 우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세계 랭킹 1,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모두 출전하는 등 소크는 이 대회에서 16번 시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달이 8강에서 무릎 부상을 이유로 기권하고, 페더러는 대회를 앞두고 갑자기 불참을 선언하는 등 소크에게는 '불운'인지도 모를 대진운이 따른 끝에 덜컥 우승까지 차지했다.

소크는 ATP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아마 오거스타에 갔더라면 매우 특별한 일이 됐을 것"이라며 "이스너와는 몇 달 뒤 결혼식에서 봐야 할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