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최근 할리웃 영화계 등 성추행·성폭행 파문 미국 연말 모임 문화 변화
일부 기업들 "춤출때 선 넘지마라" "신체 접촉 함부로 하지마라" 주의
한인 업체·단체들도 가무음주 비상…변호사들 "연말 성희롱 소송 잦아"
음주를 금지하거나, 아예 남·녀 직원 따로따로 모임 갖는 등'조심 조심'

"춤추되 너무 가까이 가지 마라."

이 말은 고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가 프롬 댄스 파티에 나서는 자녀들에게 하는 걱정의 충고가 아니다. 미국의 한 기업에서 직원들에게 한 충고다.

할리웃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서 촉발된 성추행 및 성폭행 파문이 미국내 기업들의 연말 송년회 문화를 바꾸고 있다.

▶너무 잦은 연말모임 참석 자제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광고대행사 FCB 월드와이즈는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직원 2600명에게 "어리석은 재미 혹은 책임감 있는 재미"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연말에 너무 많은 송년회 모임이나 파티에 참석하지 말라는 취지의 이메일이었다.

특히 이 기업의 한 부서는 크리스마스 때 장식으로 걸어놓은 겨우살이 나무 줄기 아래서 키스를 하는 전통에서부터 춤을 출 때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말 것 등을 권고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 이 기업은 이메일에서 "바보같은 재미를 위해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려서는 안되고, 누군가에 의해 도청될 수 있기 때문에 질이 나쁜 농담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기업들도 직원들에게 연말 송년회로 인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 그 중 술 없는 송년회 모임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바(bars)에서 하기로 했던 연말 파티를 취소하고, 주류 반입 역시 금한다든지, 어두운 클럽대신 조명이 밝고 가족친화적인 곳으로 송년회 장소를 바꾸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한 예로 복스미디어는 지난해 바에서 칵테일을 마시면서 연말파티를 했지만, 지난 주 직원들에게 올해는 그 같은 파티는 없을 것이라고 공지했다. 복스미디어 직원들은 올해 연말파티에서 2개의 음료 티켓을 받게 되는데, 모두 비(非) 알코올 음료들이다.

▶"그렇다고 송년회 안할수도"

한인 업체들도 연말 송년회를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소위 가무음주가 중심이된 송년 모임에서 성희롱 관련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과 곁들이게 되는 술을 마시면서 분위기를 좋게 하기 위해 무심코 던지는 농담이 성희롱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술에 취한 상태에서 2차로 가게 되는 노래방이나 가라오케에선 신체 접촉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노동법 전문인 김해원 변호사는 "연말 송년회 자리에서 성추행 당했다며 직장 동료나 회사를 상대로 하는 소송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며 "대부분 음주가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연말에 직원들의 사기를 위해 송년회를 안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업주들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남자 직원과 여자 직원들을 분리해 따로 송년회를 치루겠다는 업체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신체적 접촉은 최대한 하지 말 것과 과음은 피해야 하며 특히 성적 농담은 절대로 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해원 변호사는 "상대방이 싫다고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성범죄의 면책 조건이 될 수 없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