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위협 고조 크리스마스 악몽에 긴장하는 유럽 … 독일·영국·프랑스 등 경계수위 높여

[이슈진단]

베를린, 마켓마다 차량 테러 막기 위한 장벽 설치
"IS 조직원들 대거 잠입" 유럽 전역에서 불안 고조
美 "관광지·쇼핑몰 등 조심" 자국민들에 여행경보

11월 말부터 한 달간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있는 독일 전역이 테러 공포에 휩싸여 있다.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작년 12월 트럭 돌진 테러가 발생해 12명이 숨진 일이 있었다.

독일 경찰은 테러 재발을 막기 위해 경계수위를 한층 높였다. 베를린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크고 작은 크리스마스 마켓마다 차량 테러를 막기 위한 콘크리트 장벽 등이 설치됐다. 지난달 21일에는 경찰 500여명을 투입해 카셀·에센·하노버·라이프치히 등지의 크리스마스 마켓 테러를 모의한 시리아 난민 출신 남성 6명을 긴급 체포하기도 했다.

특히 연말을 앞두고 대량의 폭발물과 탄약 발견 등 시민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하는 일도 잇따라 발생,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선일보에따르면 테러 공포는 지난달부터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크리스마스 마켓을 노린 테러를 선동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영국 런던 번화가에서 산타클로스를 참수하는 모습, 파리 에펠탑을 배경으로 흉기를 든 팔뚝이 그려진 이미지 등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배포했다. 이 이미지에는 아랍어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로 '축제가 다가오고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IS가 시리아 등지에서 패퇴한 이후 조직원들이 대거 유럽으로 돌아왔다는 소식도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영국·프랑스·독일 대테러 당국은 지난 10월 시리아 락까 등 IS의 중동 지역의 주요 거점이 함락된 이후 IS 조직원들이 유럽으로 대거 밀입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정보기관 MI5의 앤드루 파커 국장은 지난 5일 "지난달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총리 관저를 타깃으로 한 자살 폭탄 테러를 계획했으며, 관련자 2명을 체포했다"고 보고했다.

미국은 연말 유럽 여행을 떠나는 미국인들에게 여행 경보를 내렸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미국인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테러리스트들이 아무런 경고 없이 테러를 벌일 수 있다"며 "관광 명소와 교통 중심지, 시장, 쇼핑몰, 호텔 등에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행 경보는 내년 1월 31일까지 지속된다.

연말연시 유럽에서는 자동차나 폭발물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무차별 공격하는 '소프트 타깃'테러가 2015년 이후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올 1월 1일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에서 IS 추종자의 총기 난사로 39명이 목숨을 잃었고, 2015년 1월 프랑스 파리에서는 잡지사 샤를리 에브도 등에서 연쇄 테러가 발생해 17명이 숨졌다. 벨기에 브뤼셀과 프랑스 파리는 2015년 테러 위협으로 모든 연말 축제를 취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