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몰래 '익명 기증자' 속여 시술

환자 자녀 둘 DNA 검사 통해 확인

미국 의학계에서 인정받던 불임전문의가 인공수정 시술을 하면서 최대 50차례나 환자 모르게 본인 정자를 사용한 사실을 뒤늦게 시인해 파문이 일었다.

15일 폭스뉴스에 따르면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40여 년간 불임전문의로 일하다 2009년 은퇴한 도널드 클라인 박사(79)는 전날 인디애나폴리스의 마리온 카운티 법원에서 공무 집행 방해 등 2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클라인 박사는 30~40년 전 환자들에게 자신의 정자를 '익명의 기증자'의 것으로 속이고 시술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인디애나 주법상 불임전문의가 자신의 정자를 인공수정 시술에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처벌받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클라인 박사의 환자에게서 태어난 매튜 화이트(35) 등이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생물학적 형제·자매 관계를 확인하고 2014년 인디애나 주 검찰총장에게 조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의 친자 확인 검사 결과, 클라인 박사는 전 환자의 성인 자녀 최소 2명의 생물학적 아버지로 드러났다. 클라인 박사는 2016년 1월 검찰 조사에서 중상모략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결국 "1970~1980년대에 정자 기증자를 찾기 어려운 환자들을 돕기 위해 약 50차례 직접 정자를 기증했다"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