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애도하지 않는 연예인들이 나오길 기다린 것 같다.

22일 오전 자이언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18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故 샤이니 종현의 빈소에 왜 조문을 가지 않았느냐며 비난하는 메시지였다. 자이언티는 "갔다. 기자분들 다 빠졌을 때. 나도 인간이라 슬프다. 조문을 사진 찍히기 위해 가나. 슬프다"라고 반박했다.

그룹 빅뱅의 승리는 지난 19일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운영하는 라멘 프랜차이즈의 대구점 오픈 소식을 알렸다가 "애도 글은 올리지 않느냐"는 악성 댓글 세례를 받았다.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 역시 같은 날 그룹 블랙핑크 제니의 사진을 올렸다가 비슷한 내용의 댓글에 시달려야 했다.

망자에 대한 애도를 모든 이에게 강제할 수는 없다. 그 이전에 SNS를 추모의 척도로 삼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 공개적으로 추모해야 진정으로 고인을 추모하는 것이고, 조문을 가지 않거나 추모와 관련 없는 사진을 SNS에 올리면 동료의 죽음을 슬퍼하지도 않는 파렴치한 사람일까.

이런 현상은 故 김주혁이 유명을 달리했을 때도 비슷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동료 연예인들이 얼마나 슬퍼하는지를 검열하듯 살폈다. 공개적으로 슬퍼하지 않거나 추모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비난의 화살을 쐈다. 유아인은 고인의 명복을 비는 문구인 'Rest In Peace'를 'RIP'로 줄여서 썼다는 이유로 악성 댓글에 시달려야 했다.

종현의 안타까운 선택의 배경을 다른 사람이 다 헤아릴 순 없다. 그러나 군중 속의 고독으로 힘들어했던 그를 괴롭힌 것 중 하나가 연예인들에게 요구되는 과도한 도덕적 잣대와 이에서 파생된 악성 댓글임을 부정하긴 힘들다. 실제로 종현은 트위터에서 자신을 여성 혐오자로 몰아가던 네티즌과 메시지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의 정신을 무너뜨린 엄격한 잣대는 이젠 이 비극을 빌미로 다른 연예인들을 향하고 있다. 종현이 과연 이런 모습들을 원했을까. 애도는 랜(LAN)선이 아닌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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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스포츠서울DB, 자이언티·승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