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토픽]

'해피 홀리데이'대신'메리 크리스마스'고수
'기독교 편향적'지적에도 "안바꿔!"요지부동
복음주의자 지지층 의식…기독교인들 환호


몇 년 전부터 성탄절 시즌을 맞는 미국 전역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보다 '해피 홀리데이'(Happy Holidays)라는 문구가 더 보편적으로 쓰여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맞은 이번 성탄절에 '메리 크리스마스'를 고수했다.

성탄절 용어를 둘러싼 이러한 흐름은 다문화·다민족 국가인 미국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표현이 기독교 편향적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부터 "'메리 크리스마스'를 되찾아오겠다"며 '크리스마스 전쟁'을 선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트위터에 성탄 축하 동영상을 띄우면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문구를 대문자로 잇따라 적었다. 전날 해외장병들에게 화상 대화를 통해 보낸 성탄 메시지에서도 "매우, 매우 즐거운(메리) 크리스마스가 되길 바란다. 다시 한 번 매우, 매우, 자랑스럽게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언급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심야에 올린 트위터 글에서 "사람들이 '메리 크리스마스' 라고 다시 부르게 된 것을 자랑스러워한다"며 "우리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 문구에 대한 공격에 맞선 싸움을 진두지휘해온 데 대해 자랑스럽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했다.

'해피 홀리데이'냐 '메리 크리스마스'냐를 둘러싼 논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후자를 주장해온 것은 복음주의자들과 기독교 보수주의자로 대변돼온 전통적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성탄절과 관련한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행적을 '추적'한 기사에서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해피 홀리데이'라는 용어를 많이 써왔다면서 그의 '전향'은 지지층을 노린 정치 셈법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