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두 남녀의 자서전이 맺어준 사랑

[생생토픽]

각각 암으로 사망
서로 위안 주고받다
싹튼 사랑의 열매

시한부 판정을 받은 두 사람이 삶을 돌아보며 쓴 두 권의 책이 새로운 인연을 탄생시켰다.

2016년 폐암 판정을 받고 자신의 생을 돌아본 에세이 '숨결이 바람 될 때'를 남겨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 신경외과 의사 폴 칼라니티. 그리고 유방암 판정을 받은 뒤 2017년 삶의 마지막 기록인 '이 삶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는 책을 펴낸 니나 리그스. 두 사람이 세상을 떠난후 세상에 남겨진 폴의 부인 루시(38)와 니나의 남편 존(41)이 새로운 만남을 시작했다.

3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 놀라운 인연은 지난해 2월 니나의 임종 직전에 시작됐다. 니나는 혼자 살아갈 남편을 걱정하며 "비슷한 일을 겪었던 칼라니티에게 연락해보라"는 유언을 남겼다. 2015년에 남편을 잃은 루시는 이듬해 니나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시한부 삶과 남편에 대한 사랑이 담긴 칼럼을 보고 연락했고, 이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니나가 세상을 떠난 지 이틀 후, 존은 유언을 따르기로 했다. 그는 루시에게 어떻게 하면 밤잠을 설치지 않을지, 어떻게 하면 미쳐 버리지 않을지 e메일로 조언을 구했다. 그러나 니나는 답장을 보내며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존의 새로운 생명줄이 돼줬다. 수백 통의 e메일을 주고받은 지 두 달이 지났을 무렵 캘리포니아주에 살던 루시가 존이 살던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근처로 출장을 가면서 첫 데이트가 성사됐고 결국 연인으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새로운 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하지만 떠나간 배우자들이 맺어준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