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규제 풀고', 기업들은 '돈 풀고'…

[이슈진단]

AT&T·애플·에너블루 등 기업 잇따라 투자확대·공장 건설
트럼프 규제개혁 효과 나타나 작년한해 1000여건 규제 손봐
美 기업가들 사이 낙관론 확산…경제 성장·일자리로 연결돼

지난달 15일 미국의 에너지 기업 '에너블루'는 4억1200만달러를 투자해 켄터키주의 소도시 파이크빌에 신세대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중국 타이어회사인 트라이앵글 타이어도 최초의 해외 공장을 노스캐롤라이나주 킹스보로에 5억8000만달러를 들여 짓기로 했다고 지난달 19일 발표했다.

애플은 아이폰의 핵심 센서 제조업체인 피니사에 3억9000만달러를 투자해 텍사스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최근 미국에서 기업들의 투자 확대, 공장 건설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획기적인 감세(減稅)와 강력한 규제 개혁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기업가들 사이에서 낙관주의가 확산돼 공장과 설비 투자로 이어지고, 경제성장과 일자리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했다.

35%였던 법인세를 올해부터 21%로 낮춘 것은 해외 기업뿐 아니라 미국 기업들도 돌아오게 하고 있다. 감세가 기업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트럼프의 강력한 규제 개혁 정책은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아직 집행하지는 않았지만 투자 의사를 공개 천명한 CEO도 많다. NYT는 "랜덜 스티븐슨 AT&T CEO는 올해 10억달러를 더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밝혔고, CVS헬스의 래리 멀로 CEO도 새 공장과 여러 개의 병원을 짓겠다고 공언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의 기업 로비 전문 회사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지난달 발표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6년 래 처음으로 '규제 관련 비용'을 기업이 맞닥뜨리는 '가장 큰 걱정거리'로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슈아 볼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대표는 "CEO들이 정부의 의욕적인 규제 철폐 정책에 긍정적인 반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오미 라오 백악관 법제담당비서관에 따르면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는 67개 규제 관련 규칙을 실제로 폐지했고, 244개는 사실상 효력이 중지됐으며 700개는 시행이 연기됐다. 635개는 폐지가 추진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환경, 에너지, 금융 관련 대표적인 규제를 풀었다. 지난해 3월 '에너지독립(Energy Independence)' 명령이라고 불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석유·가스 생산 관련 환경 규제를 완화했고 석탄 개발을 위한 연방 토지 임대 금지 규제 폐지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에도 트럼프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은 규제 철폐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정부 기관들은 올해 한 건의 새로운 규제 조치를 취할 때마다 3건의 기존 규제를 철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