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토안보부, 엘살바도르 이민자 26만명 체류권 박탈
"합법 이민자 신분…미국에서 낳은 애들은 어떻게" 논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년 가까이 미국에 합법적으로 머물러온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 26만명의 체류 권한을 박탈하기로 했다.

8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국토안보부는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임시 보호 지위'(TPS·Temporary Protected Status)를 더 이상 갱신해주지 않기로 했다.

TPS는 지진·가뭄 등 대규모 자연재해나 내전을 겪은 나라 출신자가 미국에 임시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인도적 제도로 공화당 정권이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990년 도입했다. 2001년 대형 지진 피해를 본 엘살바도르 국민도 이 제도의 혜택으로 미국으로 대거 이동했고, 역대 미국 정부는 관행적으로 시한을 연장해 상시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커스틴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엘살바도르 지진 피해는 상당 부분 복구됐다"며 "오는 3월 만료 예정인 엘살바도르인들에 대한 TPS를 내년 9월까지 18개월 동안만 유예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TPS는 지금까지 총 10개국, 40여만명에게 발급됐는데 엘살바도르 출신이 절반이 넘는다.

그러나 이 조치로 미국 내 노동력 상실 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엘살바도르인들이 미국 내에서 낳은 19만2700명 미국 시민권자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인도적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