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봤습니다 / 기자간담회

사상 첫 재외동포 출신 취임
재외동포재단 한우성 이사장

'일방통행식'재단 아닌 '쌍방향식' 역할에 중점
재외동포와 한국민 사이 간극 좁히는데도 '역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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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센터 대신 제주도 재외동포 연수원 추진
재외동포재단 예산 증액…LA한인사회 성원 기대"


미주 한인사회 출신으로 재외동포재단의 수장이 된 한우성신임 이사장은 9일 용수산에서 LA한인 언론과 간담회를 갖고 그간 일방통행식 재외동포재단의 역할을 바로잡겠다는포부를 밝혔다.

한 이사장은 "재외동포재단의 설립목적이 재외동포들의 거주국 성공적 정착 지원, 한민족 정체성 유지, 재외동포간 네트워크 강화에 있다"고 전제한 뒤 "한국 정부의 대외 정책 수행 기관 역할에만 머문 재외동포재단은 일방통행식(one-way traffic)이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재외동포 사회의 목소리를 한국 정부에 전하는 데 역점을 둬 균형잡히게 만들겠다는 것이 한 이사장의 의도다. 한 이사장은 이를 '쌍방향소통(two-way traffic)'방식이라고 말했다.

"LA한인들뿐 아니라 세계 각지의 재외동포들의 희망, 바람, 요구를 가감없이 전하겠다"고 한 이사장은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재외동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재외동포재단 이사장(9대)에 취임한 그는 "인생의 절반씩을 한국과 미국(한국 31년·미국 30년)에서 살았다"며 "동포들의 시각을 정부 정책에 반영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자신의 임명 동기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 같은 한 이사장의 발언에서 향후 재외동포재단 운영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재외동포와 한국민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간극을 좁히는데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한 이사장은 한국의 초등학교 국정교과서에 4번 밖에 언급되지 않은 재외동포 내용을 수정·보완하는 한편 재외동포 청소년과 한글학교 교사의 모국 방문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 이사장은 그간 논란이 돼왔던 재외동포센터 설립은 현실성이 확보되지 않아 보류하는 대신 제주도에 재외동포 연수원을 건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와 함께 올해 한국 정부 예산 413조원 중 0.015% 수준인 재외동포재단 예산(613억원)을 점진적으로 늘린다는 것이 한 이사장의 3년 임기 내 목표다.

한 이사장은 "한국의 임시정부는 재미동포·재중동포·재러시아동포의 합작품이었던 역사적 사례처럼 모국은 지금 재외동포들의 기여를 필요로 한다"며 LA한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 한우성 이사장은
서울 출신으로 1987년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했다. 1988년 미주한국일보 기자를 시작으로 미국 소수계 언론 연합인 뉴아메리카미디어 부장 등을 지냈다. 한국전쟁 당시 양민학살 문제를 다룬 30여 회의 시리즈를 미주한국일보에 게재해, 2001년 한국기자상 특별상을 비롯해 AP통신 기자상, 미국 내 비영어권미디어 최초 소수계 기자상을 받았고 퓰리처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