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한형석 기자/취재부

새해를 맞아 LA총영사가 새로 부임했다. 연초부터 본격 업무를 시작한 김완중 신임 총영사에 대한 LA 한인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한미동포재단 분규를 비롯한 LA 한인사회가 직면한 현안과 북핵과 관련한 한미 관계 등 복잡한 상황에서 부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의 국제적 위상, 미국 내 한인사회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재외공관의 책임도 무거워지는 시점이라 김 총영사의 어깨가 더 무겁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LA총영사는 공관장 임기 마지막, 정년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선임 외교관이 부임하는 자리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이번엔 정년이 꽤 남았고, 공관 근무 경력도 많고, 재외동포 현안을 다루는 재외동포영사국장을 역임한 인물이 새 LA 총영사로 낙점됐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동포가 사는 LA는 한인 인구 만큼이나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전임 총영사들의 경우 일부 한인 단체, 인사들과 불협화음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어 왔다. 실제로 바로 전임 총영사는 이런저런 문제로 한인회와 임기 내내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신임 총영사에 바란다.

우선 '군림하는' 총영사가 아닌 '소통하는'총영사가 돼주길 바란다. 총영사와 한인사회 간의 소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많은 한국 고위 공직자들이 가진 권위의식이다. 수년 전 LA를 방문한 한 공직자의 기자회견장에서 수행직원들이 그를 마치 대통령처럼 모시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런 대우를 받던 공직자가 재외공관장으로 오면 적응이 쉬울리가 있겠나. 부디 겸허한 자세로 '많이 듣고' '많이 만나고''많이 대화하길' 바란다.

또 원칙과 소신을 갖고 업무에 임해주길 바란다. 진심으로 한인사회를 걱정해서 총영사에게 조언하는 단체장이나 인사들이 많다. 반면 자신이나 단체의 이익만을 위해 총영사에게 다가가는 '문제의 인물'도 부지기수다.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고 부임할 때 다짐한 '꿋꿋함'을 임기내내 잃지 않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임기만 채우고 떠나는, 또는 자신의 경력이나 실적만을 챙기려는 총영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자신의 입지보단 동포들을 걱정하고, 한인사회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주길 바란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 김 총영사는 부임 첫날 "문재인 대통령께서 재외국민을 잘 섬기고 국민 중심의 외교를 실천해달라 당부했다. 그런 마음으로 부임했다"고 말했다. 그러한 외교가 어떤 것인지 보여달라.

한인 사회를 아끼고 위하는, 멋진 총영사로 일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