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일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유승민(37) 위원과 한국 최초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기훈(51) 울산과학대 사회체육과 교수가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장으로 나란히 임명됐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위원장 이희범)는 16일 "이날 개최한 선수촌장 위촉심사위원회를 통해 평창올림픽선수촌과 강릉올림픽선수촌을 책임질 수장으로 각각 유 위원과 김 교수를 임명했다. 23일 평창에서 위촉식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창선수촌은 내달 9일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메인 선수촌으로 설상 종목과 썰매 종목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머문다. 강릉선수촌은 빙상과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주로 지낼 예정이다. 선수촌장은 선수촌을 대표해 의전을 수행하는 자리다. 대회 기간에 열리는 입촌식에서 각국 대표단과 선수촌 방문 귀빈을 환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에서 중국의 만리장성을 무너트리고 금메달을 거머쥔 유 위원은 이후 남자탁구 대표팀 코치를 맡았으며 지난 2016년 리우 하계올림픽 당시 IOC 선수위원에 출마, 후보자 23명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인으로선 문대성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IOC 선수위원에 뽑혔다. 평창조직위는 올림픽 참가 경험은 물론 IOC 선수위원 상징성을 고려해 유 위원을 평창선수촌장으로 임명했다. 유 위원은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이 도움될 것 같다. 선수 때 기억을 살려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릉선수촌장을 맡은 김 교수는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한국 선수로는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5000m 계주까지 석권, 2관왕에 오른 그는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도 남자 1000m 2연패를 달성한 쇼트트랙 원조 스타다. 빙상 종목에서 한국 스포츠를 가장 먼저 알린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 치러지는 동계올림픽에서 선수촌을 맡게 돼 상당히 기쁘고 책임감도 느껴진다"고 했다. 조직위는 더불어 평창패럴림픽 선수촌장에 박은수(62) 서울시장애인체육회 부회장을 선정했다. 박은수 부회장은 법무법인 율촌의 고문과 서울중앙지법 시민사법위원회 위원도 겸하고 있다.

김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