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62위)이 올해 첫 그랜드슬램 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 챔피언십 1회전을 가볍게 통과했다.

정현은 1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자신보다 상위랭커인 미샤 즈베레프(독일·35위)을 상대로 기권승을 거뒀다. 세트 스코어 1-0으로 앞선 2세트에서 상대의 기권을 받아냈다.

이로써 정현은 즈베레프와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정현은 첫 세트부터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하며 분위기를 잡았다. 게임 스코어 1-1에서 듀스 끝에 즈베레프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리드를 잡았다.

정현은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킨 데 이어 다시 한번 즈베레프의 서비스 게임을 따내 41로 앞서갔다. 정현은 1세트를 6-2로 따냈다.

2세트 역시 비슷하게 경기가 흘러갔다.

게임 스코어 1-1에서 정현은 즈베레프의 연이은 실수를 틈타 브레이크 했고, 연달아 2게임을 따내 4-1로 앞서갔다.

그러자 즈베레프가 기권을 선언해 정현은 48분 만에 승리를 챙기며 체력을 아꼈다.

정현은 자신보다 세계 랭킹 27계단이 높은 즈베레프를 상대로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 갔다.

올해 31살인 즈베레프는 지난해 7월 25위까지 올라갔던 베테랑이다.

지난해 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해 자신감을 얻은 정현은 세계 정상급 선수와 대결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2년 연속 호주오픈 1회전을 통과한 정현은 2회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53위)와 대결을 벌인다.

메드베데프는 1회전에서 타나시 코키나키스(호주·216위)에게 세트스코어 3-1(6-2 6<6>-7 7-6<8> 6-4)로 이겼다.

메드베데프 역시 정현보다 세계 랭킹이 높지만 정현은 지난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준결승에서 메드베데프에게 3-2로 승리한 바 있다.

정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상대가 몸이 안 좋아 기권하는 바람에 손쉽게 2회전에 올랐다"고 소감을 밝히며 "즈베레프가 빨리 정상 컨디션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상대 선수를 위로했다.

작년 프랑스오픈 3회전(32강) 진출이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인 그는 이번 대회 목표를 묻는 말에는 "그랜드슬램은 모든 선수가 잘하려고 하는 대회"라며 "큰 꿈을 꾸기보다 매 경기 코트에 들어선 순간 좋은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