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데까지 간 現 정권 對 前前 정권 '복수극'

[뉴스포커스]

'전·현직 대통령간 충돌'에 미주 한인들 곱지 않은 시각
대통령 2명 동시 수감 가능성, '정치 보복 쳇바퀴'우려
"청와대옆 '대통령 전용 교도소'라도 만들어놔야 할판"
"북핵, 올림픽등 나몰라라, 이념·정치 대결에만 올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수사로 촉발된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이를 바라보는 미주 한인 사회의 의견도 분분하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 "정치 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하자 문 대통령이 "분노한다"고 대응하자 대다수 한인들은 '현 대통령과 전 대통령간의 충돌'을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외국인들, 한심하게 본다"

일각에선 "이 전 대통령 측 혐의 중엔 도를 넘은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는 만큼 국정원 특수활동비나 다스 문제에 대해 확실히 수사하고 죄가 드러나면 엄벌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문 대통령과 현 정부의 방침에 지지한다는 의견이다. 그러자 또다른 한인들은 "정치 보복과 비리 수사는 종이 한 장 차이"라며 "국정원 특수활동비 문제에서 자유로운 정권이 과연 얼마나 되고 가족이나 측근 비리와 상관없는 대통령은 또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박했다.

LA한인타운에서 개업중인 치과의사 김모씨는 "일단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과연 전·현 대통령간의 감정싸움으로 흘러가는 것이 안타깝다"며 "외국인들이 볼때 고개를 흔들 것 같아 고개를 못들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렇게 되지 않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지만 만약 이 전 대통령까지 교도소로 간다면 한국민은 물론 미국에 사는 한인들에게도 비극"이라고 말했다.

세리토스에 사는 주부 이모씨는 "한국 뉴스를 들으면 온통 적폐 청산이 전부"라며 "북핵 문제나 평창 올림픽 등 한국이 당면한 중요한 이슈가 많은데 왜 그렇게 정치 문제에만 매달리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전·현직 대통령의 맞싸움 뉴스를 접하는 것도 거북스럽지만 또 한명의 전직 대통령이 체포돼 그야말로 두명의 전직 대통령이 한꺼번에 교도소에 갇히게 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과거 악습정치로 '정상화?'

20대 변호사 박모씨는 "요즘 동료 외국인 변호사들이 한국 정치 문제를 물어올 때 얼굴이 화끈 달아오를 때가 많다"며 "솔직히 진보와 보수 세력이 서로 물고 뜯는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한마디로 창피함을 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민들이 미주 한인들에게 자랑스런 동포가 돼달라고 많이 얘기하는데 이젠 거꾸로 우리들이 한국을 향해 자랑스런 나라좀 만들어달라고 말할 때"라고 말했다.

한인 단체장 김모씨는 "이러다간 청와대 옆에 전직 대통령들만 붙잡아 가둬두는 '대통령 전용 교도소'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라며 한국 역사를 아는 외국인들이 "한국이 이제 (서로 물고 뜯던) 과거의 본모습으로 '정상화'되고 있다"는 말을 한다며 고개를 절레 흔들었다. 그는 "자신들은 부정하지만 정치 보복의 쳇바퀴가 도는 걸 보면 이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다수 한인들은 전·현직 대통령이 감정적 표현까지 섞은 직접 발언에 나서면서 양측의 대립이 선을 넘어 갈데까지 가고 있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명하고 하루빨리 한국 정치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