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강·전자 기업, 울며 美 공장 짓기
'미국 우선주의' 관세폭탄 피하기 초비상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한국의 철강·전자 기업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투자를 확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유정(油井)용 강관을 생산하는 넥스틸은 2016년 10월 미국 정부로부터 8.04%의 반덤핑(AD) 관세율을 지정받았다. 이는 지난해 4월 24.92%로 뛰었고, 10월엔 46.37%까지 치솟았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높은 관세 장벽에 가로막혀 지난해 9월부터 수출 실적이 전무하다"며 "공장 이전은 생존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넥스틸은 미국과 태국 공장 설립에 4년치 영업이익과 맞먹는 약 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회사인 세아제강도 1억달러를 투자해 2016년 휴스턴에 있는 현지 전문업체인'OMK 튜브'등 2곳을 동시에 인수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포스코도 작년 9월 2000만달러를 투자해 인디애나주에 선재 가공센터를 준공했다.

전자업계의 경우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세탁기 신규 공장을 준공해 가동에 들어갔으며 LG전자도 테네시주 몽고메리 카운티에 연내 완공을 목표로 세탁기 공장을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