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점' 최다빈, 쇼트 8위 기염…15세 자기토바 1위
고지아, 여자 활강 우승…린지 본은 동메달

자비는 없었다. 준결승행을 조기에 확정한 한국 여자 컬링이 6연승을 달렸다.

김민정 감독이 이끄는 여자 컬링대표팀(스킵 김은정)은 20일 강릉 컬링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8차전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와 경기에서 11-2의 완승을 거뒀다. 초반 1~3엔드에서 9점을 쓸어담는 등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7승(1패)를 따냈다.

전날 6승 고지를 밟으면서 준결승행을 확정한 한국은 부담 없이 공격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선공 1엔드서부터 '3점 스틸'에 성공했다. 초반부터 김선영의 더블 테이크 아웃샷을 앞세워 기선 제압했다. 일곱 번째 스톤을 한국 가드 뒤로 들어가는 절묘한 드로우샷으로 연결해 하우스에 안착했다. 김은정의 마지막 스톤 역시 상대 스톤을 밀어내면서 1번에 자리했다. 그러나 OAR 마지막 스톤이 우리 가드에 걸렸다. 하우스에 한국 스톤 세 개가 남아 있었다.

2~3엔드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2엔드 김은정이 마지막 샷에서 상대 1번 스톤을 쳐내면서 버튼 근처에 올려뒀다. 후공 OAR이 마지막 투구에서 드로우 샷을 시도했는데 하우스에 미치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3엔드에도 한국은 상대 추격 의지를 꺾는 정교한 테이크 아웃샷을 앞세워 주도했다. 버튼 정중앙 1번을 비롯해 하우스에 세 개를 보냈다. 후공 러시아 마지막 스톤이 또 엇나갔다. 점수 차가 9-0으로 벌어졌다.

4엔드 한국은 후공 OAR에 1점만 내주며 틀어막았다. 5엔드 후공을 잡은 뒤 상대 추격 의지를 꺾었다. 김선영, 김경애, 김은정이 지속해서 정교한 샷으로 OAR의 '공든 탑'을 무너뜨렸다. 2점을 추가했다.

승수쌓기 부담을 떨쳐낸 한국의 투구는 정확했다. 스킵 김은정이 샷 성공률은 95%를 넘나들었다. 결국 OAR은 6엔드 만에 '굿 게임(기권)'을 선언했다.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는 한국 여자 피겨 간판인 최다빈이 67.77점(기술점수 37.54점+예술점수 30.23점)을 받아 자신이 지난 11일 올림픽 피겨 단체전에서 기록한 종전 쇼트프로그램 최고점 65.73점을 뛰어넘으며 출전선수 30명 중 8위에 올랐다. 함께 출전한 김하늘은 54.33점으로 21위를 기록했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알리나 자기토바는 여자 싱글 세계랭킹 1위인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여자 싱글 최연소 출전자인 15세의 자기토바는 82.92점을 받아 81.91점을 받은 메드베데바를 앞섰다. 여자 싱글 최종 순위는 23일 열리는 프리 스케이팅 경기 이후 결정된다.

정선 알파인 센터에서 열린 알파인 스키 여자 활강에서는 소피아 고지아(26·이탈리아)가 1분 39초 22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소치 대회 이 종목 동메달리스트인 고지아는 이번 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여자 활강 부문 랭킹 1위인 선수다.

랑힐드 모빈켈(26·노르웨이)은 1위 고지아보다 0.09초 뒤진 1분 39초 31로 은메달을 획득했고 8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렸던 린지 본(34·미국)은 1분 39초 69로 동메달에 그쳤다. 월드컵 통산 81승으로 여자 최다 기록을 보유한 본은 2010년 밴쿠버 대회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다.

강릉 하키 센터에서 열린 남자 하키에서는 한국이 세계랭킹 4위 핀란드와 경기서 분전했지만 2-5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도 올림픽 첫승을 이루지 못한 채 전패로 최하위(12위)에 머물며 모든 일정을 마쳤다.

김용일 박태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