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겸 연출가 오동식이 원선혜 조연출과 청주대학교 졸업생에 대한 폭행 논란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원선혜 조연출의 폭로에 오동식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오동식은 21일 밤 개인 SNS에 "저는 방조자이고 가해자이고 공모자입니다. 사과합니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사과글을 게재했다.

먼저 그는 연희단거리패 소속으로 극단 예술감독인 이윤택 연출가의 성추행 및 성폭행을 방관했던 과거를 사과했다. 이어 지난해 연극 '용비어천가' 작업 당시 원선혜 조연출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행한 것도 시인하며 사과했다. 또한 오동식은 청주대 강사 시절 회식자리에서 졸업생을 폭행한 사실도 인정하고 사과했다.

앞서 이날 원선혜 조연출은 자신의 SNS를 통해 연출로 참여했던 오동식이 당시 폭언과 폭행을 했다고 폭로했다.

원선혜는 "피해자가 왜 떳떳하지 못해야 하는지, 왜 내가 협박 전화를 받아야 하는지 고민했다. 이제는 잘못된 것을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폭로의 배경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오동식은 개인 SNS를 통해 이윤택의 과거 성추행 악행 의혹과 극단 대표 김소희 및 동료 단원의 방관을 내부 고발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같은 날 원선혜 조연출이 과거 오동식으로부터 폭언 및 폭행당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오동식은 내부고발과 별개로 폭행 논란 가해자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하 오동식의 원선혜 조연출 및 청주대 졸업생 폭행 관련 사과글 전문.

저는 방조자이고 가해자이고 공모자입니다. 사과합니다.

연희단거리패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 알지 못했지만 제가 알고 있던 사실들에게 대해 은폐하고 방관했습니다. 어떤 말로도 설명이 되질 않지만 드러내기가 두려웠습니다. 더 이상 죄책감과 무력감에 견딜 수 없어 말한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원선혜 씨 사건에 대해, 사실입니다. 사과합니다. 원선혜 씨는 밀양 여름 공연예술축제 자원봉사자로 만났습니다. 그 이후 연희단거리패 기획 작업을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원선혜 씨에게 급여도 제대로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고맙게도 원선혜 씨는 정말 열심히 자기 시간을 버려가며 기획 작업을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제가 국립극단 연출을 맡게돼, 앞으로 연출을 계획하고 있는 원선혜에게 국립 작업의 기회를 주고자 한 선의였습니다.

그러나 공연 진행상 원선혜의 작업에 익숙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그 부분을 폭언과 폭행적인 행동으로 보여준 것은 제 잘못입니다. 그 사건으로 국립극단 예술감독님을 만났고 이건 당사들의 사과에 앞서 프로덕션에 있는 모든 배우 스탭이 함께 한 자리에서 공개사과를 하는 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공개사과를 통해서 서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서로 사과했습니다.

청주대 졸업생 폭력사건에 대해, 사실입니다. 사과합니다. 4학년 졸업공연 후 회식자리에서 재학생이 아닌 이미 졸업한 제 수업을 들었던 제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 맞습니다. 술을 많이 먹은 상태였지만 의식이 없이 폭력을 행사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라도 폭력을 사용한 것은 제 잘못입니다.

사과합니다. 그 제자는 그 일로 저를 고소했었고 조사도 받았습니다. 그 후 직접 만나 사과했고 저의 행동에 용서를 구했습니다. 제자는 저를 용서해줬고 고소를 취하하고 합의 쪽으로 결정이 됐습니다. 그 사건 이후 반성도 했고 수업을 진행하지 않았어야 하는데 제 욕심이었습니다. 바로 수업을 중단하지는 못했고, 지난 학기를 마지막으로 저는 더 이상 수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11월 학교 측에 밝힌 바 있습니다.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사건에 대해, 원선혜 씨와 청주대 제자에게 사과드립니다. 미안합니다.

kjy@sportsseoul.com

사진ㅣ오동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