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공장 담보 요구도 포기…23일 한국GM 이사회서 입장 밝혀
산은 "만기연장 확약하고 한국GM 차입금 이자율 낮춰달라"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윤보람 기자 =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GM에 빌려준 7천억원의 채권 회수를 보류하고, 부평 공장 담보 요구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수 보류 시한을 '실사기간까지'로 한정해 GM이 한꺼번에 돈을 찾아갈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단 적어도 GM과의 협상 과정에서 한 달 이상의 시간을 벌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서 따르면 이날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열린 한국GM 이사회에서 GM은 이달 말로 만기가 도래하는 7천억원의 한국GM 상대 대출금을 실사가 끝날 때까지 회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직 실사 기간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3월말 정도까지는 GM이 7천억원을 한국GM으로부터 찾아갈 가능성은 없는 셈이다.

GM은 부평 공장에 대한 담보 요구도 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 정부와의 대화가 크게 진전되면서, 당초 이사회와 임시주총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하려던 만기연장과 담보 제공 등에 대한 의결이 필요 없게 됐다"고 전했다.

당초 이날 이사회에서는 2월말 만기가 도래하는 약 7천억원의 한국GM 차입금(GM본사·계열사 대출)의 만기 연장 여부를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었다.

감사보고서(2016년말 기준)상 한국GM의 총 차입금은 2조9천700억원 정도다. 대부분 2012년부터 2016년까지 'GM 홀딩스 LLC' 등 GM 본사와 계열사로부터 4.8~5.3% 이자율로 한국GM이 빌린 돈으로, 만기를 계속 연장해 누적됐다.

지난해 말 이미 1조1천300억원의 만기가 돌아왔으나, GM 본사는 이 가운데 4천억원 정도를 회수하고 약 7천억원에 대한 만기를 이달 말까지 연장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GM은 이사회에 이어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차입금 만기연장의 전제 조건으로 한국GM 부평공장을 담보로 설정하는 안건을 상정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만약 예상대로 이날 해당 안건이 상정됐다면 한국GM의 2대주주 산업은행(지분율 17%)은 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이었지만, GM의 담보 요구 포기로 안건 상정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에서 산은측 이사들은 "실사기간까지 회수 보류라는 말은 뭔가 실사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회수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며 "한국에서 계속 사업을 하고 싶다는 GM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보다 확실하게 '만기연장'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으로 차입금의 만기연장이 이뤄지려면 다시 이사회를 개최해 의결을 해야 한다.

산은측은 "현재 GM이 한국GM에 빌려준 채권의 이자율(4.8~5.3%)이 너무 높은 수준"이라며 "GM에 이자율을 좀 낮춰줄 것을 건의해달라"고 요구했다.

shk999@yna.co.kr, br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