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크음악의 전설'해바라기'LA 콘서트

[만나봤습니다]

원년멤버 이주호·이광준 26일 다운타운 벨라스코극장
'행복은 주는 사람''어서 말을 해' 등 주옥같은 히트곡
공연기획'에이콤'30주년 …새사옥 이전 삼호관광 후원

한국 남성 듀오의 전설인 '해바라기'가 LA를 찾는다.

한국의 '사이먼&가펑클'로 불러도 무방한 국민 듀오 '해바라기'의 이주호, 이광준씨가 오는 26일(월) 오후7시30분 다운타운 벨라스코극장(1050 S Hill St.) 특별무대에서 공연한다.

▶결성 41년째 한결같은 음악

1988년 LA 한인사회 최초로 창립된 공연 전문 기획사 에이콤의 30주년을 축하하는 기념 공연으로 열리는 이번 해바라기 공연은 여러모로 한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50~60대 한인들에게 '해바라기'는 특별하다. 대학이나 사회 초년생 시절 '해바라기'의 노래와 함께 성장했던 세대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중장년층에게 '해바라기'는 '옛 추억'의 또 다른 말일지도 모른다.

결성된 지 41년째를 맞이한 '해바라기'가 지금까지 건재한 이유는 뭘까. 강산도 4번 바뀌는 세월 동안 변하지 않는 그들만의 음악적 고집 때문이다.

이주호는 이를 "변화하기를 거부하는 고집"이라고 했다. 어쿠스틱 기타에 생활 속에서 느낀 감정을 포근하게 서정적으로 전하는 음악 방식을 고수해온 것이 장수 비결이다.

'해바라기'는 혼성그룹으로 이정선, 이주호, 한영애, 김영미 등 4인조로 1977년 출발했다. 뛰어난 음악성과 화음으로 포크계의 '신문물'을 선사했던 이들은 그러나 이주호가 군에 가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연스러운 해체 수순에 들어간 해바라기는 제대한 이주호가 다시 그룹명을 자신의 듀오에 쓰면서 부활했다.

▶이주호 아들도 특별 출연

해바라기는 1집 수록곡 '행복을 주는 사람'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 곡은 당시 주류에서 쓰던 기본 코드와 달리 재즈에서 사용하던 세븐 코드가 들어간 CM7으로 시작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모두가 사랑이에요''사랑의 시' '사랑은 언제나 그 자리에' '너' '어서 말을 해' '마음 깊은 곳에' '시들은 꽃' 등 발표하는 음반 수록곡 대부분이 기타를 배우던 당시 청년들의 필청곡으로 자리잡으면서 인기 그룹으로 자리잡았다.

이주호는 창작뿐 아니라 노래도 탁월하다. 섬세한 떨림을 담아내는 미성에, 힘과 역동성까지 갖춘 드문 보컬이다. 조용한 탄식 같은 읊조림과 도도한 샤우팅을 오가며 감정의 진폭을 극대화한 이주호의 보컬은 그래서 매력적이다.

이광준은 1984~86년, 1989~92년에 이주호와 함께 활동한 멤버로 기타 반주솜씨가 완벽하며 환상적인 하모니를 연출, 해바라기 노래의 완성도를 높인 주인공이다.

이번 공연에는 이 두 사람만이 아니다. 이주호의 아들이며 해바라기 밴드의 리더인 이상씨가 키보드를 맡아 함께 한다. 사회는 이근찬씨, 포크가수 주성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이주호는 "음악으로 한인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며 "행복한 추억 하나를 만드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이광진 에이콤 대표는 "한국 포크 음악의 전설을 LA에 무대에 세우게 된 것은 정말 의미있는 일"이라며 "다운타운 최고의 공연장인 벨라스코의 벤자민 박 회장의 배려, 신사옥 이전을 기념해 후원한 삼호관광 신성균 대표의 지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