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주범을 어떻게…"vs"남북 관계개선 계기"

한국당 "남한에 오면사살 대상" 청와대 항의 방문키로
민주 "전쟁중에도 필요하면 대화, 북-미 대화 물꼬 가능"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평창겨울올림픽 폐막식 고위급 대표단장으로 참석하게 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뜨겁다. 자유한국당은 '천안함 폭침 책임자 방한 불가'를 외치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은 '북-미 대화의 가교 역할'을 주문하며 환영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파견하기로 한 고위급 대표단 단장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천안함 폭침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핵심 대남 공작통이다. 청와대는 22일 김영철의 방남(訪南)을 발표하면서 그가 천안함 폭침의 주범이라는 지적에 대해 "과거 여러 추측이 있었지만, 조사 결과 발표에서 누가 주역이라는 얘기는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대북 전문가들은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은 물론 연평도 포격사건과 목함지뢰 도발에 이르는 일련의 도발 배후였다는 걸 부정하는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라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22일 두차례 긴급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으로 김 부위원장의 방한 수용 불가 방침을 정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참석 수용 철회를 요구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영철은 대남정찰총국 책임자로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도발을 주도한 자"라며 "한국 땅을 밟는다면 긴급체포를 하거나 사살해야 할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23일 청와대 항의 방문, 홍준표 당대표의 평택항 천안함 현장 방문 등 공세를 이어가기로 했다.

의원총회 직후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김영철은 도발의 아이콘"이라며 계속 문제삼았다. 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천안함 사건) 책임 소재 확인 관련, 당시 국방부가 구체적 확인은 어렵다고 답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외통위 심재권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전쟁 중에 대화를 할 수 있고, 심지어 인질범과도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자유한국당은 심 위원장이 편파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항의하면서 정회하는 소동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과 민평당은 남북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민주당은 논평을 내어 "이번 방문도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고,민평당은 "문재인 정부는 이번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을 계기로 남북대화뿐만 아니라 북-미 대화의 물꼬도 틀 수 있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유한국당이 청와대 항의방문을 결정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자,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 2014년 아시안게임 폐막식 때와는 달라진 태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2014년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입장을 돌려드리겠다"며 2014년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즈음해 열린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때 김영철 당시 북한군 정찰총국장이 상대 쪽 단장이었음에도 새누리당이 냈던 환영 논평을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