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서 마주친 美·北·日, 무슨 차량 탔나 봤더니


北 김여정과 김영철'제네시스 EQ900'청와대서 제공
日 아베 일본차 안타고'에쿠스'이용. 스웨덴 국왕도

지난 25일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선수들의 치열했던 경기만큼이나 김일성 직계 가족으로는 최초로 방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 등이 이목을 끌면서 그들의 의전 차량에도 관심이 쏠렸다.

26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미국의 '얼굴' 이방카 보좌관은 군산공장 폐쇄로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GM의 차량을 이용하며 자국 기업에 힘을 실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일 방한한 이방카 보좌관은 "동계올림픽에 참여하게 돼 매우 기대된다"며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공항을 떠났다. 이 차량은 GM '쉐보레' 브랜드의 대형 SUV 모델 '서버번(Suburban)'이다.

미국과 캐나다, 중동 시장에서 주로 판매되는 서버번은 캐딜락의 SUV '에스컬레이드'와 차체를 공유하는 모델로 대통령 등 VIP 경호 차량과 특수활동 차량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사용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M의 군산공장 폐쇄가 한미 양국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상황"이라면서 "미국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이방카 보좌관이 GM 차량을 이용한 것만으로도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해 11월 방한에서 GM의 고급 세단 CT6를 개조한 차량 '더 비스트'를 이용해 자국 제품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 바 있다.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9일 방한해 현대차의 제네시스 EQ900를 탔다. 25일 오전 방한한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도 같은 모델의 차를 타고 올림픽 폐막식에 참여했다. 의전 차량은 청와대에서 직접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청와대는 국빈 방문 시 의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네시스 EQ900 3대를 도입한 바 있다.

이 차량의 판매가는 1억5400만원 상당이지만 방탄 기능 등 첨단 경호 장비가 추가 장착되면 5억9950만원까지 늘어난다. 방탄차 개조는 두께 4㎜ 철판을 20번 덧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폭탄 공격에도 폭발하지 않도록 연료통에 특수 방탄 코팅을 하고, 배터리와 퓨즈 등 내부 전기 제품들도 모두 방탄 소재로 감싼다. 차량 시트 역시 최신형 항공기의 1등석처럼 버튼 하나로 다양하게 좌석 변형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준비한 의전대로 '조용한 활동'을 펼친 정상들이 많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도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청와대에서 제공하는 의전용 차량 에쿠스 4륜 구동 모델을 이용했다.

청와대는 통상적으로 국빈에게 의전용 차량 에쿠스 1대와 수행원 차량 3대씩을 지원한다. 동계올림픽 내내 열성적인 응원으로 화제를 모은 스웨덴의 국왕 칼 구스타브 16세는 청와대가 제공한 에쿠스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최초로 한국을 방한한 구스타브 국왕은 당시 자국의 차인 볼보를 이용했으나 "이번 방한 때는 국왕 측으로부터 차량 의전 요청이 없었다"고 볼보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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