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등과 '체킹 어카운트'금융 상품 출시 논의…"금융업 판도 바꾸나" 업계 긴장
[이슈진단]
'이례적 움직임' 주목…WSJ "은행 사업은 아냐"
전문가들 "美 은행업종 규제강화등 쉽지않을 것"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미국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와 손을 잡고 은행 예금 상품 출시를 논의하고 있다. 소매업체로서는 이례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5일 주요 외신은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과 JP모건, 캐피탈원 등 3사는 온라인 결제 플랫폼 서비스의 일환으로 당좌 예금(수표 또는 어음을 발행하여 언제든지 자유롭게 찾을 수 있는 예금) 계좌를 출시할 예정이다. 금융권에 불신이 많은 젊은층과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없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다만 논의는 초기 단계이며,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WSJ는 "전통적인 대형 은행이 독점하는 금융산업에 소매업체가 발을 딛는 이례적인 움직임으로 평가된다"며 "다만, 아마존이 JP모건·캐피탈원과 파트너사로 협업하는 것일뿐 은행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마존이 새로운 금융 상품을 구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용카드가 없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결제를 쉽게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쇼핑할 때 결제 수단이 한정된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히기 때문이다. 미국 가정의 25%는 은행 계좌가 없거나 계좌를 만들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 중 60% 가량은 스마트폰 소유자로, 핸드폰 결제 등을 통해 온라인 쇼핑을 이용한다.
아마존의 구르미트 싱 최고정보책임자(COO)는 "디지털 경제에 참여할 수 없는 소비자들을 어떻게 끌어들일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마존은 신규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아마존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하는 인구는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서비스 가입률이 포화 상태에 이른 것이다. 지난해 6월 기준 연간 소득이 11만2000달러(1억2051만원) 이상인 미국 가정의 82%는 이미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다.
아울러, 아마존 예금은 1980~2000년 사이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를 포섭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 세대와 비교해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신용카드 사용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2015년 밀레니얼 세대 중 33%가 앞으로 5년 이내에 은행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이 은행보다 IT기업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더 선호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 아마존의 은행 계좌 서비스 추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WSJ는 "미국연방예금보호공사(FDIC) 등 규제 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실제로 유통업체 월마트는 2005년 소비자에 대한 편의 제공과 비용 절감을 이유로 FDIC에 대부업체 면허 인가를 신청했지만, 기존 은행들이 결사반대하면서 결국 계획을 철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