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지만 쓸 수도, 쓸 곳도 없어서…

[뉴스포커스]

대한항공·아시아나 내년 소멸, 사용제한 고객 불만 가중
마일리지 승객 할애 좌석 단 5~10% 항공권 구매'별따기'
그나마 대부분 혜택 한국내 서비스 국한, 미주한인 찬밥


내년 1월1일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가 소멸하기 시작하는 가운데, 미주 한인들의 경우 마일리지 사용이 너무 제한적이고, 사용할 곳도 마땅치 않아 한인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두 항공사는 2008년 약관을 바꿔 대한항공은 그해 7월1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은 10월1일부터 적립한 마일리지의 유효 기간을 10년으로 정했다. 예를 들어 2008년 10월에 적립한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가진 소비자가 올해 안에 해당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마일리지는 사라진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마일리지를 써야 하는 상황에 놓인 소비자들이 많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효기간이 올해 말까지인 마일리지 중 30%가량이 아직 사용되지 않았다고 6일 밝혔다.

하지만 마일리지 사용이 너무 제한적이어서 정작 쓰고 싶을 때 쓸 수도 없고, 쓸 수 있는 곳도 마땅치 않아 한인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우선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항공권 구매의 경우 소비자가 원하는 시기에 예약이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두 항공사가 보너스 항공권 승객에 할애하는 좌석을 전체의 5~10%가량으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5~10%라는 수치도 추정치일 뿐 두 항공사는 정확한 보너스 항공권 좌석 현황을 '영업기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마저도 성수기와 비수기, 노선에 따라 각각 다르다. 장거리 노선의 경우 3~6개월 전에도 좌석 구입이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휴가철 등 성수기 때 마일리지를 사용해 항공권을 사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이 기간 중에는 사용이 아예 어렵다고 보면 된다.

마일리지 사용처가 적고, 실생활에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소비자의 불만 요인이다. 더욱이 미주 한인들의 경우 국적항공사 마일리지는 쌓기도 어렵지만 쓸 곳도 많지 않아 한인들에게 마일리지 혜택은 더욱 좁아진다.

국적기와 마일리지 사용을 제휴한 호텔이나 렌터카, 대형 마켓, 놀이공원, 극장, 자동차 구매시 할인, 인터넷 쇼핑 할인 등은 대부분 한국내에 서비스가 국한돼 있다. 이 때문에 한인들은 좌석 구입이나 좌석 업그레이드 외에는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실정이어서 '빛 좋은 개살구'나 마찬가지다.

가족 외의 타인에게 마일리지를 양도할 수 없는 것도 불만 요인 중 하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자신의 마일리지를 등록된 가족에게 제공하거나, 부족한 마일리지만큼 가족의 마일리지를 합산해 보너스 항공권 등 마일리지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했지만, 타인에게 양도는 금지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의 이같은 독특한 마일리지 사용 방식은 훨씬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미국 등 외국 항공사들과 비교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