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대망론 꺼지고, 박수현 후보 사퇴하고…

갑작스런 악재에 비상걸린 민주당, 양승조·복기왕 2파전
한국당선 6선 이인제 기지개, 이완구 등판 여부 시선집중

이시종·오제세·박경국·신용한 등 충북지사 선거 경쟁도 뜨거워져

여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꼽혔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행 의혹으로 물러난 데 이어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까지 불륜 논란으로 낙마하면서 6·13 충남지사 선거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깜짝 호재 與 잰걸음

현재 민주당에선 양승조(충남 천안병) 의원과 복기왕 전 아산시장이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그동안 뚜렷한 충남지사 후보가 떠오르지 않았던 자유한국당 움직임도 빨라졌다. 이인제 전 의원에 이어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판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충청 맹주 자리를 둘러싼 여야의 각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박 전 대변인은 최근 전처(前妻) 등이 '2014년 지방선거 때 내연녀를 공주시의원 비례대표로 공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와중에서도 완주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박 전 대변인의 부인에도 "지역 여론이 좋지 않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거듭 사퇴를 요청했고, 박 전 대변인도 결국 수용했다.

이로써 민주당에는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은 2014년 지방선거 때 충청권 광역단체장 4곳을 석권했다. 이번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고공 지지율을 믿고 압승을 자신했다. 그러나 '충청 대망론'이 거론되던 안 전 지사에 이어 유력 충남지사 후보로 꼽혔던 박 전 대변인까지 타격을 입으면서 "이러다가 충남이 위험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맞서 한국당에서도 후보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마감한 한국당 충남지사 공천 신청엔 정용선 전 충남지방경찰청장 1명만 지원했다.

▶이완구 활동 재개

그러나 이날 박 전 대변인이 사퇴하자 6선 의원 출신인 이인제 전 의원이 출마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의원 중에선 4선의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 3선의 이명수(충남 아산갑) 의원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당에선 이완구 전 총리 등판론도 일고 있다. 지난해 12월 '성완종 리스트'사건 재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이 전 총리도 이날 충남 홍성에 있는 선조(先祖) 사당을 참배하는 등 대외 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이날 '6·13 선거에 출마할 것이냐'는 기자들 물음에 "(선거 때까지 남은) 3개월은 긴 시간"이라며 "호시우행(虎視牛行·호랑이처럼 쳐다보고 소처럼 일한다는 뜻)의 자세로 행동하겠다"고 했다. 그는 "야권 전체로 보면 통합, 한국당 차원에선 화합이 중요하다"며 "(거취 문제는) 한 달 뒤쯤 보자"고 했다.

이 전 총리 주변에선 충남지사보다는 천안갑 재선거 출마에 관심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반면 홍준표 대표는 최근 천안갑 전략공천을 염두에 두고 길환영 전 KBS 사장을 영입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홍 대표와, 김종필 전 총리 이후 충청권 맹주 자리를 노리는 이 전 총리 간에 긴장 관계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