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야심사업'K-무브' 해외취업자 5천명 넘어섰지만…평균 연봉 3천만원 넘지 않아

[이슈분석]


美 1079명, 日 이어 2위…연봉 기본 생계비도 안돼
직업도 대부분 단순직, 절반이 "지인에게 추천 안해"


2013년 박근혜 정부 때부터 시작된 한국 정부의 해외취업 지원사업인 'K-무브(Move)'를 통해 매년 5000명이 넘는 한국의 청년들이 미국 등 해외에 취업하고 있지만 이들의 평균 연봉은 3000만원도 채 되지 않아 '박봉'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K-무브를 운영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K-무브를 통해 해외에서 취업한 사람은 지난해 기준 5118명이다. 2013년에는 1607명에 그쳤지만 2015년 2903명, 2016년 4811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구직자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국가는 일본이다. 지난해 정부 지원사업으로 일본에서 취업한 사람은 1427명이다. 이어 미국이 1079명으로 두번째로 많았고, 싱가포르(505명), 호주(385명), 베트남(359명)이 뒤를 이었다.

양적으로만 보면 K-무브 사업은 성장세다. 그러나 질적으론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해외취업자의 평균임금은 지난해 기준 2900만원이다. 취업자의 상당수가 비교적 물가가 비싼 국가에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봉 수준은 높지 않다.

지난해 해외취업자의 직종을 살펴봐도 단순 사무종사자가 1501명으로 가장 많았다. 관리자급은 688명에 그쳤다. 국가별로 다르지만 호텔 직원, 항공사 직원, 단순 사무직의 수요가 많다. 해외취업의 근속기간이 짧은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감사원도 이 문제를 지적했다. 감사원은 2016년 감사에서 싱가포르 해외취업자의 낮은 임금을 거론했다. 싱가포르 취업자의 평균 연봉은 2015년 기준 1981만9000원이다. 그 해 싱가포르의 기본생계비는 2479만5000원이었다.

미국의 경우에도 2015년 기본생계비가 2439만8000원(약 2만2800달러)이었는데, 취업자의 평균 연봉은 2401만원(약 2만2500달러)에 그쳤다.

이에 따라 K-무브를 통한 해외 취업자 현황 조사에서 '지인에게 추천하지 않겠다'고 답한 사람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에서 전반적인 만족도는 평균 56점에 그쳤고, 해외취업을 추천하겠냐는 질문에는 49%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