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송월, '예술단 방북' 실무접촉각각 남북 대표로

20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서 열려
연예인이 회담 대표 나선 건 처음
열린음악회 수준 평양 공연 추진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화해 무드 속에 10여년만에 평양에서 열리는 우리 예술단의 방북 공연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공연은 다음 달 말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의 사전 행사지만, 숱한 화제를 낳은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지난달 방남 공연에 대한 답방 행사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 같은 행사 성격을 고려해 공연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 사항을 협의하기 위한 남북 실무접촉을 20일 판문점 북측지역에서 열기로 하면서, 평양 공연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예술단 음악감독으로 인기 가수였던 음악 프로듀서 윤상(50)이 내정됨에 따라 이번 공연은 대중음악 위주로 판이 짜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윤상이 20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회담 대표로 나선다.

통일부는 18일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이 20일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린다"며 "남측 대표로 윤상씨와 박형일 통일부 국장, 박진원 청와대 선임행정관으로 대표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중음악 중심으로 평양 공연을 구성키로 했고, 공연 내용이나 형식 등을 논의하는 실무회담이어서 예술단 음악감독을 맡은 윤상씨를 회담 대표로 정했다"며 "연예인이 남북회담 대표로 나선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북측에선 지난달 방한 공연을 이끌었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과 김순호 행정부단장, 안정호 무대감독이 나선다. 이에 따라 윤씨와 현송월 단장이 회담 테이블에서 마주 앉을 예정이다.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은 지난 5일 방북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사절단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면담 때 합의한 사안이다. 다음 달 말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의 사전 행사의 일환으로, 평창 겨울올림픽을 맞아 지난달 9일과 11일 강릉과 서울에서 진행된 삼지연관현악단의 방한 공연의 답방 성격도 있다.

공연은 관객이 평양 주민이라는 점을 고려해 대중음악과 클래식을 섞은 '열린음악회' 수준으로 구성될 계획으로 전망된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2000년대 초반 우리 가수들이 평양공연을 여러 차례 진행한 적이 있다”며 “가수의 단독 공연이 아닌 만큼 대중음악과 옛노래, 가곡이나 국악 등이 담기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신세대 가수들의 K-POP 공연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지난달 초 취소된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행사에는 보아, 이적, 정인 등 젊은 대중가수들과 피아니스트 손열음, 국악 신동으로 불리는 유태평양 등이 참여할 계획이었다.

1985년 첫 방북 공연에선 가수 김정구, 하춘화씨 등이 공연했고 2000년을 전후해 설운도, 윤도현, 이선희, 조용필, 최진희, 태진아씨가 평양 무대에 섰다. 또 베이비 복스와 윤도현 밴드, 젝스키스, 핑클 등도 평양 공연에서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