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집값에, 높은 세금에 질려 "더이상 못살겠다"

[뉴스진단]

최근 1년사이가주 주민 13만 8000명 순감소
네바다·애리조나·텍사스등으로 이주 줄이어
렌트비도 천정 부지…타주의 2배 이상 달해


비싼 주거비용과 높은 세금에 질린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캘리포니아 엑소더스(대탈출)'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는 '골든 스테이트'(Golden State)라 불리며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중 하나로 꼽혔지만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과 미국내 최고 수준의 세금에 질린 주민들이 캘리포니아를 떠나 네바다와 애리조나, 텍사스 등으로 이주하고 있다고 CNBC방송이 19일 보도했다.

연방 센서스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16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년동안 캘리포니아 인구는 약 13만8000명이 순감소했다. 반면 텍사스는 인구가 7만9000여명, 애리조나는 6만3000여명, 네바다는 3만8000여명 이상씩 각각 증가했다.

네바다주 라스베가스로 이사하는 것을 고려하는 한 캘리포니아 주민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어디에도 캘리포니아보다 날씨가 좋은 곳은 없지만 여기에서 집을 렌트하는 것은 미친 짓이며 세금도 너무 높다"면서 "적어도 네바다에서는 소득세가 없기 때문에 살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주를 계획하고 있는 또다른 캘리포니아 주민은 "주택가격과 개스 가격이 캘리포니아보다 라스베가스가 현저히 낮다"며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지금 주민들이 살아가는데 전혀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고 격분했다.

LA의 리서치그룹인 비컨이코노믹스의 공동 설립자인 크리스토퍼 손버그는 "사람들이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주택문제"라며 "주택재고가 한정된 가운데 집을 확보하려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USC 대학과 LA타임스가 지난해 10월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캘리포니아 주민은 캘리포니아의 가장 큰 문제로 집값을 포함한 높은 생활비를 꼽았다. 또 주민의 절반 이상이 종전보다 40% 인상된 유류세 제도 폐지를 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줌퍼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비싼 렌트시장 10곳 중 5곳이 캘리포니아에 몰려있다.

LA의 원베드 아파트 렌트비 중간값은 2249달러, 샌프란시스코는 3400달러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반면 라스베가스는 렌트비가 925달러, 애리조나 피닉스는 945달러에 불과하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기존주택 판매가 중간값은 55만990달러로, 전미 평균인 24만7800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CNBC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주민들의 대부분은 저소득층이지만 최근에는 중산층과 고소득층 주민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는 높은 세금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도 악명이 자자하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지난해 유류세를 종전보다 40% 인상했다. 이는 갤런당 41.7센트 인상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