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같지만 美 수출품은 생산라인등 달라 아무 문제없다"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중금속 과다검출 소동

[뉴스포커스]

한국선 회수 시작, 미주지역은 회수·환불 안돼
별다른 해명 없고, 판매 매장들에 지침도 없어
"믿고 사서 써도 되나" 한인 여성들 불만 증폭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 '안티몬'이 과다 검출된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소동<본보 3월20일자 3면 보도>과 관련 한인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이젠 어떻게 믿고 쓰겠냐"는 불만의 목소리마저 터져 나오고 있다.

20일 아모레퍼시픽 한국 본사 측은 "미국에 수출된 제품들은 한국서 문제가 된 제품들과 이름이 같지만 생산 라인이 다르고 생산 시기도 다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미국선 계속 판매중

아모레퍼시픽 해외홍보팀 관계자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식약처가 발표한 중금속 안티몬 허용기준 위반 화장품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는 화성코스메틱에서 지난 1월 이후 납품받은 아리따움 4종과 에뛰드하우스 2종 가운데 일부 로트(lot) 제품만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 미국 수출 제품은 회수나, 환불 대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에선 이미 이들 제품에 대한 회수 및 환불 조치가 시작됐다.

LA 아리따움 일부 매장에서 판매가 되고 있는 문제의 제품은 4가지로 아리따움 풀커버스틱 컨실러1호 라이트베이지, 아리따움 풀커버스틱 컨실러2호 내추럴베이지, 아리따움 풀커버크림 컨실러 1호와 2호 등이다.

아모레퍼시픽 한국 본사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LA 한인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 제품을 판매하는 한인타운내 아모레퍼시픽 전문점인 '아리따움' 매장 중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금속 파문에 대한 해명이나 설명 안내문을 붙인 곳은 한 곳도 없다. 더욱이 아모레퍼시픽 한국 본사나 미주법인은 이와 관련해 아리따움 각 매장에 어떠한 지침도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로 여성인 한인 소비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미주 소비자들 "역차별" 주장

아모레퍼시픽이 회수키로 한 화장품은 인기가 높았던 제품들이다. 아리따움 풀커버스틱 컨실러와 아리따움 풀커버크림 컨실러는 '인생 컨실러'라 불릴 정도였다.

최모(32)씨는 "미국에 수입되는 화장품은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끝날 사안이 아니다"라며 "한국의 대표적인 화장품 회사로서보다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소비자들을 안심시켜야 하지 않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모(45)씨는 "비록 한국서 문제가 된 제품들과 달리 중금속이 과다 함유돼 있지 않은 제품을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더라도 이름은 같은 것이 아니냐"며 무조건 문제가 없으니 회수도 환불도 안해주겠다는 것은 미국 소비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안티몬은 합금과 페인트, 거담제, 반도체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재료다.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허용치를 조금만 넘어도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한인 소비자들은 "이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수출 제품에 대해서는 별다른 해명이나 조치 없이 유야무야 넘어간 사례들이 일종의 역차별이자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프랜차이즈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본사나 미주 법인측의 보다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자칫 브랜드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