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여있던 41세 女 한국 필로폰공급 '큰손' 韓美 수사당국 1년동안 끈질긴 추적 끝에 미국서 덜미
[뉴스추적]

인터넷·국제특송 통해 수억원대 마약 LA→한국 밀반입
물품 보관함 이용 등 교묘한 수법…신분·경로 오리무중
미국 마약단속국·강제추방국 도움 한국 송환 절차 진행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마약을 한국에 유통해 온 혐의를 받는 40대 한국인 여성이 LA에서 붙잡혀 한국 송환 절차가 진행 중이다.

  29일 한국 법무부와 검찰 등에 따르면 대량의 마약 유통 혐의를 받는 41살의 한국인 여성 J씨는 한미 사법당국 간 공조로 지난 6월 LA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J씨는 '아이리스'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며 인터넷과 SNS, 국제특송 등을 통해 마약을 한국으로 밀반입한 혐의 등으로 1년여간 한미 사법당국의 추적을 받아왔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시가 600만여 원어치의 필로폰을 매수한 혐의로 구속된 H씨의 입에서 또 '아이리스'라는 인물이 언급됐다. 아이리스는 이미 마약사범들에게서 여러 차례 '해외에 거주하는 공급책'으로 거론됐던 베일 속의 인물. 앞서 지난해 2월 기소돼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을 받은 여성 K씨도 아이리스에게서 마약류인 '엑스터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아이리스가 관여된 마약사건으로 정식 판결을 받은 건만 해도 4건으로 최소 1000여 회 투약 분량이다. 이 밖에도 아이리스는 수많은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여겨지며 검찰과 국내 마약상 사이에서 '큰손' '마약여왕'으로 이름을 날렸다. 

 검찰은 지난해부터 아이리스가 인터넷과 채팅 앱, 국제특송 등을 이용해 한국로 보낸 마약이 최소 수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그를 추적해 왔다. 아이리스는 교묘하게 수사망을 피해왔다. 우편물 발송지가 미국, 중국, 홍콩으로 제각각인 데다 적발된 이들이 아이리스와 대면한 적도 없었던 탓에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이리스는 온라인상에서 마약 유통책과 구매자를 모집했지만 해외에 있는 서버를 이용한 채팅앱을 활용해 신분 추적이 어려웠다. 

 공급책도 마약을 주민센터 무인 물품보관함으로 배송해 놓고 찾아가게 하는 일명 '던지기'수법을 써서 도통 오리무중이었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마약 거래는 대화 기록이 남지 않아 판매자와 공급책을 한꺼번에 잡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공급책이 해외에 있는 경우는 사법권이 미치지 않아 추적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밀에 싸여 있던 아이리스가 결국 한·미 수사기관의 공조로 꼬리를 잡혔다. 한국 검찰이 미국 마약단속국(DEA)·강제추방국(ERO) 등의 도움을 받아 1년여에 걸친 추적 끝에 체포한 아이리스는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가 끝나는대로 이르면 9월께 한국으로 들어가 본격적인 검찰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