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진행 중…검찰 지휘내용에 따라 2차 소환할 수도"
키이스트 "성매매 검찰송치 보도는 사실과 달라…고소인이 공갈·무고"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최해민 기자 = 마사지업소 여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영화배우 엄태웅(42)에 대해 경찰이 성폭행이 아닌 성매매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분당경찰서는 최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엄씨가 성폭행이 아닌 성매매를 한 것으로 보인다는 중간 수사결과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과 같이 애초 검찰에 고소장이 접수된 사건은 경찰이 이첩받아 수사하더라도, 검찰에 수사상 의견을 제시하고 지휘에 따라 최종 결론을 내린 뒤 기소 혹은 불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다시 송치하게 된다.

이 같은 절차에 따라 최근 검찰은 경찰로부터 "엄씨가 성폭행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판단되며, 성매매 혐의는 의심된다"는 의견을 전달받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경찰 의견을 검토해 한번 더 엄씨를 불러 조사하라는 등의 재수사 지휘 하거나 중간 수사결과 그대로 송치할 것을 지휘하게 된다.

조사 과정에서 엄씨는 "오피스텔 마사지업소에 간 적은 있지만, 성폭행은 커녕 성매매도 하지 않았다. 마사지만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검경은 해당 업소 업주 등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엄씨가 성매매 대가로 추정되는 액수의 돈을 현금으로 내고 마사지숍을 이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해당 업소가 고소인 주장과는 달리 성매매를 하는 업소로 보인다는 점을 감안, 업주와 고소인 진술 등을 근거로 엄씨가 해당 업소에서 성매매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엄씨 사건은 검찰이 재수사 지휘를 내리면 엄씨를 2차 소환해 다시 수사할 수 있는 단계여서 수사가 완료된 상태로 보긴 어렵다"며 "검찰 지휘내용을 검토해 추후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건에 대한 내용은 최종 수사결과를 낼 때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만큼 수사내용을 언급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고소인 A(35·여)씨는 지난 7월 15일 "우리 업소는 성매매하는 마사지업소가 아닌데, 올해 1월 남자 연예인이 혼자 찾아와 성폭행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고, 검찰은 같은 달 22일 사건을 분당서로 이첩했다.

A씨는 현재 다른 사기사건에 연루돼 7월 12일 법정 구속된 상태로 확인됐다.

A씨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경기와 충북에 있는 유흥주점 등 모두 7곳에서 3천300여만 원의 선불금을 받아 가로챈 뒤 잠적, 사기죄를 인정받아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여성은 법정 구속되고 나서 3일 뒤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엄씨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냈다.

엄씨 측 변호인단은 국내 유명 로펌 '김앤장'으로, 이 로펌엔 2년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역임한 최동해 변호사가 소속돼 있다.

가수 엄정화씨의 동생인 엄태웅씨는 1997년 영화 '기막힌 사내들'로 데뷔한 뒤 '실미도', '시라노-연애조작단', '건축학개론' 등에 출연했으며, 최근 종영한 SBS '원티드'에서 주연을 맡았다.

엄씨 소속사 키이스트는 "아직 수사중인 사안으로, 성매매 검찰송치는 현재로썬 사실과 다르다"며 "이번 사건은 고소인 측이 불법적 방법을 동원해 공갈 협박한 것으로, 경찰도 공갈 및 무고 혐의로 고소인측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엄태웅이다"라며 "추측보도는 자제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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