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곤혹스러운 재외 외교관들, 사기 저하에 외교 활동까지 위축 우려

[뉴스초점]

만나는 타국 외교관들 "너희 나라 괜찮아?" 질문 당혹
국익 손해 가능성 우려도 …"하루빨리 사태 수습돼야"

 국정 농단을 자행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린 최근 한국의 상황과 관련해 일반 국민뿐만 아니라 미국 등 해외 소재 한국대사관이나 총영사관 등 재외공관에 근무하고 있는 외교관들도 상당히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29일 뉴스1에 따르면 주요 외신뿐만 아니라 로컬 한인언론들까지 연일 최근 한국상황 관련 속보부터 사소한 뉴스까지 모두 보도하는 바람에 재외 외교관들의 업무 의욕 저하는 물론 외교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A지역에 근무하고 있는 A외교관은 "현지의 주류 언론뿐만 아니라 로컬 신문에서조차 한국 뉴스를 시시콜콜하게 매일매일 여과없이 보도하고 있어 상당히 곤혹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외교관은 "좀 안면이 있는 타국 외교관들이 '너희 나라 괜찮은 거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몇 번 있었지만, 제대로 대답을 못했다"고 덧붙였다.

 B외교관은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일반 국민들의 생각과 다를 게 있겠냐"며 "박근혜 대통령이 어서 물러나길 소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지역의 C외교관은 "내년 주요회담 일정이 예정돼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판단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내 사정으로 인해 그간 힘들게 이뤄놨던 양자관계가 흔들릴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익에 손해를 끼칠 가능성이 커서 걱정"이라는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그 동안 "개발도상국인 이 나라 관계자들에게 그동안 한국이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룬 나라라는 설명을 해오며 '잘 보고 배우라'는 취지로 유대 관계를 가져왔는데…솔직히 부끄럽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외교관은 "백만명이 훨씬 넘는 시민들이 촛불시위로 평화적으로 저항하는 모습을 현지인들이 상당히 신기해 했다"며 "비록 곤혹스럽긴 하지만 그만큼 대한민국이 민주화됐고 시민사회의 역량이 성숙했다는 반증이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으로서 자부심도 느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외교부 관계자는 "해외에 나가 근무하는 외교관들도 대한민국의 브랜드 힘으로 일할 때가 많다"며 "사태가 조기 수습되지 않으면 각국 외교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