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그럴 수도 있다"
"젊은 쥐 핏속 단백질받은 늙은 쥐
 악력 세지고 운동 능력도 좋아져"

"불가능하다"

"늙은 쥐 몸 상태 일부 개선되지만
일시적일 뿐 노화 자체는 못 막아"

 드라큘라는 어떻게 젊음을 유지할까. 영생(永生)의 비결은 흡혈(吸血)이다. 다른 사람의 피를 빨아 먹으면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도 있다는 것이 상상 속에서 드라큘라를 만들어낸 옛날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실제 피를 통해서 노화를 막고 영생할 수 있을까.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미국 하버드 줄기세포연구소 에이미 웨거스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젊은 쥐의 혈액에 있는 단백질을 늙은 쥐에게 주입했더니 악력(握力)이 세지고 운동 능력이 향상됐다"고 발표했다. 비슷한 시기에 스탠퍼드대 토니 와이스-코레이 교수 연구팀은 "젊은 쥐의 혈장(血漿)을 늙은 쥐에게 주입하자 이전보다 기억력이 좋아졌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오래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나 이를 사업화하려는 기업들이 그냥 지나칠 리 없다. 신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벤처 '암브로시아'는 지난 8월 25세 미만의 젊은이들에게서 얻은 혈장을 원하는 사람에게 수혈하는 임상시험을 허가받았다. 암브로시아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꿀·물·과일·치즈·올리브유 등으로 만드는 음식으로 신들이 죽지 않는 비결이기도 하다. 암브로시아는 35세 이상의 신청자 600명에게 한 번에 8000달러를 받고 젊은 피를 수혈해줄 계획이다. 

 전자결제 서비스 '페이팔'공동창업자인 억만장자 피터 틸이 이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보이며 직접 수혈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와이스-코레이 교수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암브로시아의 실험이 비과학적이며, 실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비판하고 있다. 쥐 실험에서도 어떤 부분이 노화를 막는 효과가 있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젊은 피 수혈의 효과 자체를 부정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UC버클리 마이클 컨보이 교수 연구팀은 지난 22일 "늙은 쥐와 젊은 쥐의 혈액을 절반 가까이 바꾼 결과 늙은 쥐의 노화를 막거나 신체 상태를 개선하는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신문에 따르면 컨보이 교수는 "늙은 쥐에게 젊은 쥐의 피를 주입하면 노화 상태가 일부 개선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노화 자체를 되돌리는 것은 아니다"면서 "현재로서는 젊은 피가 건강에 도움이 되고 노화를 막는다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미국법은 이래요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인간의 혈액 교환은 극히 일부의 악성 자가면역질환 증상 완화뿐이다. 그러나 유전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피나 혈장 등 성분을 대량 및 반복적으로 수혈할 경우 면역거부반응으로 장기 손상 등 심각한 부작용들을 일으킬 수 있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