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원 가치'수제 맥주'제조기 비밀 빼돌려 미국서 사업 

[뉴스이슈]

 굴지 전자업체 상무 근무하다 기밀 빼낸후 퇴사
 캘리포니아에 美 법인 세우고 시제품까지 제작
 투자금 10억 유치도…"제품 다르다" 혐의 부인


 한국 굴지의 대기업 영업비밀을 유출해 미국에 회사를 차린 이 회사 임원 출신 미주 한인 남성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전자업체 A사의 '가정용 수제 맥주 제조기'영업비밀을 유출해 미국에서 사업을 진행한 혐의(영업비밀보호 위반 등)로 신모씨(42·미국인) 등 6명을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신씨가 영업비밀을 빼돌려 세운 미국법인 B사도 함께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A사 상무로 근무한 신씨는 '가정용 수제 맥주 제조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공정 흐름도와 시장조사 결과물 등 영업비밀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A사는 아직 시장에 내놓지 않은 수제 맥주 제조기의 영업비밀 유출로 해외시장을 선점당할 경우 5년간 피해액이 1조5000억원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씨는 올해 1월 팀원 5명과 영업비밀을 유출하기로 공모했다. 회사와 수사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개인 노트북과 e메일 등으로 자료를 빼돌렸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카카오톡에 대화방을 만들어 "회사에 걸리지 않도록 순차적으로 퇴사하자"며 모의하기도 했다.

 신씨는 확보한 자료로 올해 4월 캘리포니아에 B사를 세워 똑같은 사업을 진행했다. B사는 국내에서 투자금 10억원을 유치하고 시제품까지 제작했다.

 A사에서 제공한 경기 성남 판교 사택을 임시사무실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후 경기 용인에 B사 한국지사를 세우고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진행했다. A사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B사 한국지사를 압수수색해 신씨 등 6명을 붙잡았다.

 신씨는 "A사 제품과 우리 제품은 다르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산업기술이 해외로 유출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국가정보원 등과 공조해 단속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