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구치소 청문회, 혐의 대부분 부인, 딸 얘기엔 눈물 쏟아 
최씨"대통령과 공모 안해, 딸 부정입학 아니야, 태블릿PC 몰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까지 불러온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최순실씨가 26일 비로소 입을 열었다.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가 서울구치소 수감장 공개접견장에서 비공개로 진행한 '감방 청문회' 현장에서다.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마스크를 쓰고 나온 최씨는 그동안 자신을 겨냥한 의혹에 대해 대부분 침묵이나 부인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재산 독일 은닉 의혹이나 딸 정유라 씨의 대입 특혜 의혹 등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대해서는 "관련된 질문을 하지 말라"며 신경질적인 반응도 내놨다. 딸 얘기가 나오자 눈물을 쏟다가 마스크로 이를 닦아내는 모습도 보였다. 최씨는 "종신형도 각오하고 있다"고 반성하는 모습을 내비치려 했지만, 위원들은 "뉘우치고 참회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모르쇠와 변명으로 일관했다"면서 비난을 쏟아냈다.

 다음은 조선일보가 전한 최순실과 국회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과 일문일답을 요약한 것이다.

◇"시녀같은 사람? 대통령이 그런소릴"
▲김성태 위원장
―본인이 죽어서라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길 바라는가.
"…·"
▲황영철 의원(새누리)
―건강 상태는?
"몸과 마음, 심신이 너무 어지럽고 심경이 복잡하다."
―최근 심경이 어떤지.
"여러가지 혼란스럽게 해 국민께 죄송하다."
-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씨를 아나.
"모른다."
▲김한정 의원(민주)
―대통령과 인연이 수십년이고 대통령 당선에도 기여했는데 (대통령측에서는) 증인이 국정에 1%도 기여하지 않았고 시녀 같이 심부름 하던 사람이라고 한다는데.
"그런 소릴 했는가? 처음 듣는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아이디어는 당신이 내고 전경련을 통한 모금 아이디어는 대통령이 냈나.
"나는 그런 아이디어를 내지 않았다."
―검찰 공소장에는 증인이 박 대통령과 공모했다고 나온다. 인정했나.
"아니다."
―프로포폴을 맞으며 왜 가명 '최보정'을 쓰고 생일은 1956년 2월 2일이라고 썼나.
"화장실에 좀 가야겠다."

◇"대통령에 관해선…마음이 복잡하다"
▲장제원 의원(새누리)
―김영재 성형외과 의원을 갔을 때 160회 7200만원어치 정도의 프로포폴을 매주 맞았다는데.
"8000만원 결재 내역은 기억나지 않는다."
―조카 장시호씨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삼성으로부터 16억원을 받은 것에 대해 "이모가 다했다"고 했다.
"그건 검찰에서 확실히 답변했다."

▲박영선 의원(민주)
―삼성에게 (딸 정유라씨) 지원을 부탁한적이 있나.
"없다."
―그런데 왜 삼성이 돈을 줬나.
"(검찰) 공소장을 보라."
―태블릿 PC를 썼나.
"노트북을 썼다."
▲하태경 의원(새누리)
―차은택씨가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김종덕 문체부 장관을 추천했고, 증인이 대통령에게 그들을 소개해 임명됐다고 한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대통령에게 서운한가.
"대통령에 관해 말하고 싶지 않다. 마음이 복잡하다."
―오늘 한 언론이 증인 집 책상 위에 태블릿 PC와 메모장이 있었고, (가사도우미가) 충전기를 쓰레기통에 빠뜨려 (증인이) 화를 냈다는 내용이 실렸다.
"태블릿 PC가 아니라 노트북이었다. 2012년에 태블릿 PC를 처음봤고 사용하지 않았고 사용하지 못했다. 태블릿 PC는 워드가 안 쳐지지 않나. 그래서 더더욱 안쓴다고 검찰에도 진술했다. 검찰에 (태블릿 PC)를 보여달라고 했는데 안 보여주더라."
―태블릿 PC에 증인의 셀카 사진이 있었다.
"모르겠다."
―차은택 고영태는 아는가.
"안다."

◇"세월호 당일 기억 안난다"

▲손혜원 의원(민주)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아나.
"모른다."
―딸이 더 걱정되나, 손자가 더 걱정되나.
(울면서) "…"
―증인이 구치소에 있는 데 대해 딸과 박 대통령 가운데 누가 더 상실감이 클 것 같나.
(마스크로 눈물을 닦으며) "딸이다."
▲안민석 의원(민주)
―세월호 참사 당일 뭐했나.
"기억 안 난다."
―(세월호 사건 당일에) 대통령과 통화했나.
"기억 안 난다. 어제 일도 기억 안나는데 2014년 4월 16일이 어떻게 기억나나."
―딸의 이화여대 입시 비리에 대해 말해보라.
"우리 딸은 이대에 정당하게 들어갔다."
―독일에 재산이 없나.
"단 한 푼도 없다."
―8000억원이 발견됐다면 국가에서 몰수해도 되겠나.
"있으면 몰수하라."
―국민은 종신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종신형 받을 각오가 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