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트럼프가 이렇게'디스'했더니
 "망할 것" 폭언 잡지'베니티페어'구독신청 100배 늘어
  트윗 비난 루이스 의원, 소설 판매량 451위→1위 급등 
 "지루한 쇼" 혹평'SNL', 2013년이후 가장 높은 시청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찍히면 되레 뜨는 새로운 풍속도가 나타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본인은 원하지 않겠지만, 그의 공격이 (상대방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기도 한다"며 "트럼프에 '디스'(diss·힙합에서 상대를 비난하는 것)당하면 오히려 인기가 오르는 경우가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불참을 선언했다가 '디스'당한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 의원이다. 트럼프는 14일 트위터에서 '(루이스는) 대선 결과에 대해 엉터리 불평을 하지 말고, 범죄가 들끓는 지역구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했다. 이 트윗 이후 루이스 의원이 쓴 소설 '마치(March)'는 아마존 서점 판매 부수 451위에서 1위로 껑충 뛰었다. 그의 회고록 '워킹 위드 더 윈드'도 8699위에서 2위로 점프했다.

 지난해 5월 트럼프가 방문했던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 내 식당을 리뷰하며 '그는 (멕시코 음식인) 타코볼을 극찬했지만, 수백만명의 멕시코 이민을 막겠다는 그의 공약이 없어지진 않을 것 같다'는 글을 올린 패션지 '베니티페어'도 떴다. 트럼프가 "(베니티페어는) 구독자 수가 형편없이 적다. 점점 추락하다 결국 망할 것"이라고 반발한 당일 이 잡지는 일일 기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130건씩 들어오던 정기 구독 신청도 이날 1만3000건으로 100배 늘었다. 

 가디언은 "판매·광고 수익이 줄어 어려움을 겪던 잡지를 트럼프가 도왔다"며 "트럼프의 트윗보다 더 나은 홍보는 없다"고 했다. 트럼프가 "망해가는 신문사"라고 했던 뉴욕타임스도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유료 구독자 수가 13만2000명 이상 증가했다.

 트럼프 공격의 수혜는 문화계도 입었다. 뮤지컬 '해밀턴'의 한 출연자는 공연 후 커튼콜 때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을 비판했다가 트럼프로부터 사과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이 뮤지컬은 연일 매진 행진을 이어가더니 런던까지 진출했다. 트럼프가 "지루한 쇼"라고 혹평한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는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트럼프가 '디스'했던 낙태 옹호 단체 등 진보적 시민단체도 기부금이 급증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트윗 공격'으로 기업들의 투자 계획이 잇따르자 "(취임도 하기 전에) 내가 미국으로 되찾아온 일자리, 미국으로 되돌린 새로운 자동차 공장, 협상으로 깎은 군수품 비용 등으로 인해 여러분은 '대박(big stuff)'을 보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