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LA '反트럼프 여성 행진'시위에 주최측 "75만명 운집" 
미 전역·유럽·호주·한국 등 전세계 300만명 "트럼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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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반대하는 여성 시위 행진이 21일 미 전역에서 펼쳐졌다. 이번 여성 시위는 LA를 비롯해 워싱턴 DC, 시카고, 보스턴 등 주요 도시는 물론 런던, 스웨덴 등 유럽과 호주, 한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도 시위가 이어져 전 세계적으로 300여만명이 시위에 참석했다.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파티와 집회가 열렸던 것과는 상황이 정반대여서 미국의 분열된 모습이 현실화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20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새긴 빨간 모자를 쓴 트럼프 지지자들이 장악했던 워싱턴의 내셔널 몰(광장)에는 '반(反) 트럼프 여성행진'이 추운 날씨 속에 열렸다. 당초 예상을 넘어서 50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참석자는 행사 상징인 핑크 니트 모자를 썼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멕시코계, 무슬림계 인권을 무시하는 발언을 성토하며, '트럼프 반대, KKK(백인우월주의 단체) 반대, 파시스트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LA다운타운서도 오전 9시부터 '여성 행진' 시위가 열렸다. 대규모 인파가 몰려 대중교통이 마비되고 한때 휴대전화까지 불통되기도 했다. 시위 참여 인원을 놓고 경찰쪽과 주최쪽의 주장이 엇갈렸다.

 LAPD는 10만여명으로 추산한 반면 주최 측은 이보다 훨씬 많은 75만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이민자 권리 행진(50만명참가)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참가자들은 여성 문제 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 헬스케어, 성소수자(LGBT), 이민자 등 다양한 이슈에 목소리를 높혔다. "트럼프는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 "미국은 다양성의 연합이다". "미국을 이민자, 난민, 인류애, 다양성, 인권, 교육 등이 어우러지는 위대한 나라로 만들자" 트럼프의 위대한 미국 정책에 반대하는 구호가 특히 많았다.

 아리아나 그란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나탈리 포트만, 제인 폰다 등 탑스타들이 시위에 참여했으며, 에릭 가세티 LA시장, 마이크 보닌 LA시의원,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전 LA시장 등이 연설했다. 이번 초당파적 평화시위에서 경찰에 체포된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 서울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출범에 맞춰 여성 편견 조장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21일 오후 2시께 지하철 강남역에서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국 여성권리 행진'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