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이 후임 대통령에게 남기는 편지, 당파적 이해 떠나 따뜻한 조언과 당부담은 짧은 글
 
[이슈진단]

"당신의 성공이 곧 우리나라의 성공...난 당신을 지지"
 아버지 부시 클린턴에 남긴 편지'패자의 품격' 평가
 오바마도 트럼프에 남겨, 편지내용 몇년뒤 공개 관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20일 8년간 머문 백악관을 떠나며 도널드 트럼프 신임 대통령에게 편지 한 통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백악관 고위 참모 취임 행사 연설에 앞서 양복 상의 안주머니에서 하얀 편지 한 통을 꺼내며 "방금 집무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남긴 이 아름다운 편지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고맙다"며 "이 편지를 소중히 간직하겠지만, 이 안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언론에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선 신임이 후임 대통령에게 편지를 남기고 백악관을 떠나는 전통이 있다. 당파적 이해를 떠나 따뜻한 조언과 당부를 담은 짧은 글이다. 후임자는 몇 년간 이 내용을 비밀에 부치는 것이 오랜 관행이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이 2009년 오바마에게 남기고 간 편지도 지난 19일에야 ABC방송이 입수해 보도했다. 부시는 오바마에게 "대통령으로 일하는 것은 인생의 환상적인 한 부분이 될 것"이라며 "힘든 시간이 찾아오겠지만 당신 곁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 나를 포함한 미국 국민이 지지할 것"이라고 썼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2001년 아들 부시에게 남긴 편지에서 "당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행할 때 느끼는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버지 부시'로 통하는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 1993년 연임에 실패하고 백악관을 떠날 때 빌 클린턴에게 남긴 편지는 품격이 높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시는 선거 과정에서 험하게 싸웠던 클린턴에게 "당신이 이곳에서 엄청난 행복을 느끼고, 당신 가족이 모두 잘 지내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매우 힘든 시간도 있을 것이고, 공정하지 않다고 여길 비판 때문에 더욱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런 비판자들 때문에 낙담하거나 항로를 벗어나지 마라. 당신의 성공이 곧 우리나라의 성공이며 난 당신을 지지한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