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 탑승 거부 이어 승객 강제 하차 파문

오버부킹했다가 무작위 지목, 거부하자 경찰 동원 무력 사용

중국인의사 두손 잡힌채 질질, 항공사 '절차 따른 것' 큰소리

 정원을 초과해 항공권을 판매한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경찰을 동원해 탑승객을 강제로 끌어낸 일이 알려져 항공사와 공항 당국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10일 다수 언론에 따르면 전날 저녁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 주 루이빌로 향할 예정이었던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에서 한 남자 승객이 공항 경찰 등 당국자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오는 일이 발생했다.

 다른 승객이 스마트폰으로 찍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한 당국자가 기내 통로에 서서 창가에 앉은 한 승객과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급기야 무력으로 이 승객을 끌어냈다. 승객은 비명을 질렀고, 끌려 나오지 않으려고 버티는 과정에서 안경이 미끄러져 코와 입 사이에 간신히 걸렸다. 동영상을 올린 승객은 "자리에서 끌려 나오면서 좌석에 부착된 팔걸이에 입을 부딪쳐 피를 흘렸다"고 전했다.

 통로로 끌려 나온 승객은 저항을 포기했고 한 당국자에게 두 손을 잡힌 채 출입문 쪽으로 질질 끌려갔다. 배가 드러난 채 끌려가는 이 승객의 뒤를 경찰관 두 명이 뒤따랐다.

 이 장면을 본 다른 승객들이 "오 마이 갓(Oh my God)"을 외치며 충격을 감추지 않았으나 당국자들은 무력행사를 멈추지 않았다.

 이날 폭력은 항공사가 오버부킹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탑승객으로부터 다음 비행기를 이용하겠다는 지원을 받았음에도 오버부킹이 해소되지 않자 항공사는 무작위로 네 명을 찍었고, 이 중 한 명이 말을 듣지 않자 무력을 동원한 것이었다.

 이런 제안에도 지원자가 없자 항공사 측은 무작위로 네 명을 찍었고, 세 명은 어쩔 수 없이 수락했으나 한 승객이 끝내 거부했다.

 이 승객은 "다음 날 아침에 환자를 진료해야 하기 때문에 내릴 수 없다"면서 "자신이 중국인이어서 지목된 것 같다"는 말도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끌려나간 승객은 몇 분 뒤에 다시 기내에 돌아왔으나 쫓아온 경찰에 다시 끌려나갔고, 비행기는 예정시간보다 세 시간 늦게 이륙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오버부킹한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지만 승객을 끌어내린 것은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