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수사 중단지시"vs 트럼프'전면 부인'

[뉴스초점]

코미 상원 청문회 증언 
트럼프 지면 탄핵 직면
코미 패하면 사법처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가 해임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돌이킬 수 없는 혈투가 시작됐다. <관계기사 2면>

 코미 전 국장은 9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를 사실상 중단하라며 충성을 강요했다고 증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이 즉각 이를 모두 부인하고 코미를 '기밀유출' 혐의로 수사하라고 반격하면서 본격적인 진실 게임의 문이 열리게 됐다.

 주로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어져 온 진실 공방이 이제는 양측의 직접적인 진실 대결로 확산함에 따라 이제는 양쪽 모두 단 한 걸음도 물러설 곳 없는 운명의 싸움이 불가피해졌다.

 여기까지 온 이상 지는 쪽은 회복이 불가능한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도덕적 타격은 물론 사법당국에 사건 은폐를 강압한 '사법방해'가 성립되면서 탄핵소추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 반대로 코미가 거짓말을 했다면 대통령과의 '기밀 대화 유출', 위증 등의 혐의로 사법 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

 코미는 이날 해임 한 달 만에 나온 첫 공개 석상인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사실상 지시했고 충성 맹세를 강요했다며 '대통령의 외압'의혹을 공식으로 제기했다. 특히 그는 "나는 러시아 수사 때문에 해임됐다는 게 나의 판단"이라며 "러시아 수사를 수행하는 방식을 바꾸려는 시도 속에서 해임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개인 변호인을 통해 코미의 주장 전체에 전면부인 하고 나섰다.

 마크 카소위츠 변호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공식으로 또는 실질적으로 코미에게 수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하거나 제안한 적이 결코 없다"면서 "대통령은 플린 전 보좌관을 포함한 누구에 대한 수사도 코미에게 중단하라고 지시하거나 제안한 적이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카소위츠는 "코미는 그가 친구들에게 기밀 대화를 담았다고 알려진 메모를 유출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며 '기밀 대화(privileged communication)'유출 혐의로 코미를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코미 전 국장의 '작심 증언 이후 공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와 수사기관에 넘어갔다는 전망이 나왔다. 코미가 모두 증언에서 "이런(Lordy), 테이프가 있길 바란다"고 말한 대목과 맞물려 '거짓말 전쟁'으로 팽팽하게 맞선 승부의 추를 기울게 할 결정적 증거가 나올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