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심정으로 당 대표 출마한다는 안철수의 '비유법'이… 

 국민의당 전당대회 출마 공식선언, 반응은 시큰둥
"공부는 안하고 성적 좋기만 바라는 이상한 학생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안중근 의사'를 언급했다. 안중근 의사와 같은 심정으로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며 당을 구하려는 자신의 행보를 조국을 구하려 나섰던 안중근 의사에 비유했다. 그는 그동안 애플의 스티브 잡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버니 샌더스,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등 해외 유명인과 자신의 공통점을 언급하곤 했다. 이번에는 국내 위인이 비유의 대상이 됐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7일 국민의당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절박한 마음에 출마를 결정했다.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다"며 당권에 도전하는 자신의 심정을 안중근 의사에 빗댔다. 

 안 전 대표가 자신을 유명 인물에 비유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5년 12월 14일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후 안 전 대표는 자신을 스티브 잡스에 비유했다. 탈당 첫 날 그는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창업주였는데) 그 당시 존 스컬리 대표한테 쫓겨났습니다. 그 다음은 이제 스티브 잡스의 노력의 몫인 거죠"라고 말했다. 자신이 주도해서 창당한 정당에서 쫓겨났음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면서 잡스처럼 재기에 성공하겠다는 다짐을 한 셈이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2월에는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 후보와 자신을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경향신문에 실린 샌더스 후보의 '분노의 주먹'사진을 언급하며 "저도 공동대표 수락 연설 때 주먹을 쥐고 '싸우겠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며 "경제 성장의 효과를 누리지 못한 80% 국민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안 전 대표의 비유 대상이었다. 국민의당은 프랑스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30대의 정치 신인 마크롱과 당시 대선후보였던 안 전 대표가 닮은꼴임을 연일 홍보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합리적 중도를 표방하며 '앙 마르슈(전진)'를 창당해 기존 좌우 양당 정치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를 사로잡았다. 국민의당은 안 전 대표 역시 기존 보수·진보의 거대 양당 정치의 한계를 지적하고 국민의당을 창당한 점이 마크롱 후보와 유사하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비유 정치'에 대한 반응이 썩 좋지는 않아 보인다. 안 전 대표 기자회견 후 SNS에서는 "안중근 의사를 들먹이지 말라"등의 부정적 반응이 나왔다. 앞서 안 전 대표가 자신을 샌더스에 비유했을 때도 당시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은 "안 대표의 정책 노선은 샌더스와 반대"라며 "샌더스와 노선도 다르고 정책도 다르면서 샌더스의 지지율만큼은 닮고 싶다는데 이것은 마치 공부 안 하고 성적이 좋기를 바라는 그런 이상한 학생관"이라고 지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