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대표로 만난 홍준표·안철수, 문재인 비난 한목소리 

洪 "文정부, 레커차에 끌려가는 차의 운전석에 앉아 흉내만 내"
安 "지난 100일간 쫓기듯 졸속…코리아 패싱 아닌 문재인 패싱"
야권 선거 연대 문제엔 이견, 洪 연합 공천 거론에 安 정색 거절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9일 만나 문재인 정부의 안보·경제정책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다만 내년 지방선거 전 선거 연대에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를 찾아 홍 대표를 만났다. 지난 대선 때 각 당의 후보였던 두 사람은 대선 패배 3개월여 만에 당대표로 다시 만났다. 홍 대표는 이날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운전대론을 들고 나왔는데 미국도, 일본도, 북한도 외면하고 있다"며 "레커차에 끌려가는 차의 운전석에 앉아서 운전 흉내만 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도 "외교·안보가 아주 우려된다"면서 "코리아 패싱이 실제 일어나면 안 되기 때문에 여러 채널을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홍 대표는 "코리아 패싱이 아니고 문재인 패싱"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아침 북한 미사일 도발을 언급하고 "안보 위기, 경제 위기가 앞으로 더 심각해지는 것 아니냐"며 "국회에서 문제 해결을 해야 한다"고 했다. 홍 대표도 "위기가 겹쳤는데 이 정부는 사법부까지 좌파 코드로 전부 바꾸려고 하니 참 그렇다"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 야당이 힘을 합쳐서 이 정부를 바로잡아 주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고 했다.

 두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을 위한 공론화위원회 구성 문제도 지적했다. 홍 대표는 "법 절차에 있는 것도 아닌데, 시민단체하고 연계해서 국가 백년대계를 졸속으로 뒤엎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고, 안 대표도 "지난 100일간 (문재인 정부가) 쫓기듯이 굉장히 중요한 결정들을 저렇게 해온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홍 대표는 "안 대표가 부활하니 이제 정치가 조금 활기차졌다. 정부가 폭주 기관차를 타고 가는 것을 국민을 위해 막자"며 "우리는 대선 때 별로 싸운 일도 없으니 앞으로 수시로 연락해 의견 조율을 하고 안 대표가 돈도 많으시니 저녁식사도 한번 하자"고 했다. 안 대표도 "그렇게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후 약 10분간 이뤄진 비공개 회동에서는 야권의 선거 연대 문제도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가 과거 한나라당에서 활동하다가 이번에 국민의당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박주원 전 안산시장 얘기를 꺼낸 뒤 "(내년 지방선거 때) 공천도 같이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에 안 대표는 정색하며 "우리는 그런 연합 공천은 안 한다"고 답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홍 대표는 "우리도 독자 공천하겠다. 그게 그리 쉽게 되겠냐"면서도 "그런데 또 선거 막판 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고 한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 문제에 대해선 홍 대표가 "법원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고 했고, 안 대표는 "인사청문회에서 일단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했다. 이날 만남이 끝난 뒤 홍 대표는 안 대표를 꼭 껴안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날 2분이었던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안 대표의 비공개 회동에 비하면 많은 얘기를 나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