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방지위해 미주 노선 승객 탑승 전 인터뷰'의무화'"

[뉴스포커스]

 TSA, 미국 취항 항공사들에 비상보안 지침'대혼란 불가피'
"탑승시간 2~3시간 소요", 지연출발 사태 속출 불보듯 뻔해
 미이행땐 전자기기 반입 금지는 물론 '취항 중단'까지 경고


 테러 방지를 위해 미국 직항 노선의 보안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연방 교통안전청(TSA)의 긴급 지침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미주노선을 운영하는 항공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TSA의 지침을 따랐을 경우 탑승시간이 지금보다 최소 2~3시간 더 걸려 항공기 지연 출발 속출 등 승객 불편이 불보듯 뻔해보이고, 위반 시에는 미국의 강력한 제재는 물론 최악의 경우 취항 중단이라는 사태까지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TSA는 지난 6월 미주 항로가 있는 전 세계 항공사에 테러를 대비한 비상보안지침(Emergency Amendment)을 보냈다. 

 이 지침에는 전자기기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는 '단기조치'와 전체 승객을 대상으로 보안질의(Security Interview) 등을 하라는 내용의 '장기조치'가 포함돼 있다. 단기조치는 7월 19일, 장기조치는 10월 26일까지 완료하게 돼 있다. 

 문제는 장기조치 기한이 한 달여 남짓 남은 상황인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미주노선을 운영하는 국적 항공사들은 전혀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3일 이들 항공사들은 대책회의를 가졌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 TSA의 장기조치를 이행하려면 미국 노선 승객을 위한 인천공항 내 별도의 구역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항공사들의 설명이다. 인터뷰를 마친 미국행 승객을 다른 승객과 분리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 등 관계기관들은 "항공사가 각자 탑승 게이트에서 인터뷰를 하고 항공기에 탑승시키면 된다"며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항공사들는 TSA의 비상보안지침에 대비하지 못하고 기한인 다음 달 27일을 맞이할 경우 대혼란을 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항공기 지연 출발이 속출하고, 기내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되는 등 미국 당국의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보통 미주행 항공기에는 100명이 넘는 승객이 타는데, 인터뷰를 하는데 한 사람당 2분씩만 잡아도 3시간이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 관계자는 "승객 인터뷰하다가 2~3시간 항공기를 지연 출발하라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TSA는 또 보안질의를 통해 '선별검색대상자(Selectee)'를 구분한 뒤 이들에 대해 정밀질의를 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승객이 100명이라면 최소 30명은 정밀질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객은 빨라도 탑승 1시간 전에 게이트에 도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를 이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보안질의로 승객이 밀리면 1~2시간씩 항공기가 지연 출발하는 일도 비일비재할 것이라고 항공사들은 우려했다. 

 TSA는 비상보안지침에 협조하지 않거나 위반하는 항공사에 대해 전자기기 반입금지 등 항공기 반입물품 제한, 취항 중단 등의 강력한 제재를 가할 계획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