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을 가져라"vs "인종차별 항의 막지마라"

[뉴스인뉴스]

양측 감정싸움 전면전, 사회 전반 확산 일로
미국민 66% "대통령이 국가 국민 분열시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프로풋볼(NFL) 일부 선수의 애국심 결여를 주장하면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이에 선수는 물론 구단주까지 나서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에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애국심 대 인종차별'이라는 양 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그으면서 전면전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트위터에서 "NFL 선수들이 국기와 국가에 대한 결례를 멈출 때까지 팬들이 경기에 가길 거부한다면 변화가 빠르게 일어날 것"이라며, 국기가 연주될 때 일어서지 않을 경우 "해고 또는 자격정지"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NFL 관람률과 시청률은 떨어지고 있다. 지루한 경기 탓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은 국가를 사랑하기 때문에 경기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인 22일 앨라배마주 집회에서 "국기와 국가를 존중하지 않는 선수들을 NFL에서 쫓아내야 한다, 지금 당장 저런 개XX들을 해고하라"고 외친 바 있다. 

 그는 다음날에도 트위터에서 "운동선수가 NFL이나 다른 리그에서 수백만 달러를 버는 특권을 원한다면, 그는 우리의 위대한 국기 또는 우리나라에 결례하도록 허용돼선 안 되고, 국가(연주)에 일어서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해고다. 다른 할 일을 찾아보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혔다. 

이 같은 트럼프의 비난에 대해 NFL 선수들의 비판과 저항이 이어졌다. 지난 주말에 열린 NFL 게임에서 200여 명의 선수들은 국가연주시 무릎을 꿇거나 선수들끼리 팔짱을 끼고 한손을 치켜 올리는 등의 모습으로 트럼프 비난을 일축하고 항의를 표시했다. 미식축구 프로 선수들이 1696명인 점을 고려하면 선수 8명 가운데 1명이 항의에 가담한 셈이다. 

여기에 NFL 구단주들도 비판의 대열에 합류했다. NFL의 32개 구단 중 절반 가까이가 성명을 내고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NFL 구단주들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700만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진 우호세력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때아닌 선수비난과 애국심 논쟁에는 공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비판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설적인 흑인 맹인가수 스티비 원더는 23일 뉴욕 센트럴파크 무대에 올라 공연하기 전 아들 콰메 모리스와 함께 무릎을 꿇어 선수들을 지지했다.
ABC뉴스의 조사결과 미국민들의 66%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대답해 단합시키고 있다는 28% 보다 2배 이상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